아무거나 씁시다!!
나는 기본적으로 의지가 약하다. 가끔 꽂히는 게 생기면 미친 듯이 '그것만!' 하는데 대체로 이것들은 허튼짓에 가깝다. 야심 차게 브런치를 시작하고 매주 글을 올리려 했으나 두 번 만에 실패했다. 물론 이유를 물으신다면 이러저러 어찌어찌 한 이유들이 있지만 사실 모두 핑계이기에 구차해지지는 않겠다.(물론 묻지도 않겠지만)
집에서 두 계단만 내려가면 있는 요가학원을 끊어놓고 한 달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야심 차게 필라테스를 끊어놓고 한 달은 제대로 다녔다. 뭐 매번 이런 식이니......(이하 생략)
요즈음엔 코바늘에 빠져 퇴근하는 순간 실을 잡고 잠들기 전까지 놓지 않고 있는데 내가 집안일도 안 하고 글도 안 쓰고 운동도 안 가고 실과 바늘만 붙들고 있으니 급기야 신랑이 미쳤냐고 했다. 틈만 나면 글 쓰는 일, 다시 말해 작가의 꿈을 깔끔하게 접을 수 있는 재미있고, 돈도 되고, 결과가 금세 나오는 일을 찾아 헤매는 나이기에 코바늘을 붙들고 있으면서 잠시 '이거나 제대로 해볼까?' 습관처럼 생각했지만 일단 아무거라도 쓰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쓰다 말고 저장해 놓은 글을 마무리해 발행하려다 이런 지난한 고해성사를 새로 쓰고 있는 이유는 다시 한 번 작심삼일 해볼까 싶어서다.
글이 써지지 않을 땐 '글이 써지지 않는다' 라도 씁시다!!(너 말이야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