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4. 목
휴무였던 어제는 계획대로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다. 비가 무섭게 쏟아졌고, 하루 종일 각종 재난 문자가 빗발쳤고, 그래서 한반도가 물에 잠긴 줄 알았다. 그러나 당연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나는 일말의 미련도 없이 집을 지켰고, 죄책감 없이 낮잠을 실컷 잤고, 드라마를 보며 하루를 죽였다. 꽤 충만한 휴무였다.
오늘은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나와 목공방으로 출근을 했다. 논의가 필요했던 세부 디테일을 확정 지었고, 플로팅 로고가 새겨진 소가구 제작에도 은근슬쩍 운을 떼 보았다. 답변은 흔쾌한 YES였고, 진열장 제작이 마무리되면 추진해 볼 생각이다. 플로팅의 두 번째 제작 상품(첫 번째는 가죽공방과 콜라보한 연필캡)으로 꽤 멋진 선택이 될 것 같다. (뭐 만들지는 아직 비밀~!)
잘 찾아보면 플로팅 근처에도 훌륭한 제작자들이 많다. 이분들과의 협업 형태로 제작 상품을 개발해 보는 것은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플로팅 초기에 가졌던 '상부상조'의 마음을 잊지 말기로 하자. 그게 바로 유통의 묘미니까. 그런 의미에서 자기 브랜드, 자기 상품을 아끼는 거래처들을 더욱 신뢰하게 된다. 본인의 상품을 열심히 홍보하고, 가치를 떨어트리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브랜드들은 반드시 믿을 만한 상품을 내놓는다. 그들과의 거래는 내게도 기쁨이자 자부심이 되므로, 나 또한 그런 태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내 손에 들어온 상품을 아껴주는 것, 가치를 널리 알리는 것, 제값에 판매하는 것이 판매자인 내게 주어진 의무다. 반대로 말하면 자신이 제작한 상품을 열심히 홍보하지 않고, 가치 방어를 위해 애쓰지 않는 브랜드에는 신뢰가 떨어진다는 말이기도 하다. 같이 파이팅 하자고요!
이 얘기가 왜 나온 거지? 아무튼 오늘은 하는 일 없이 정신없었던 하루. 시작할 때의 계획은 야심만만했으나 오늘 계획했던 일의 절반도 완수하지 못했다. 그래도 플로팅을 찾아 주신 많은 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많이 웃고, 많이 즐거웠던 하루! 오늘 못 한 일은 언제나 그랬듯 내일의 내게로 토스! 오늘은 퇴근 후 약속이 있거든요. 조금 궁금한 사람이 생겼어요. 조금 더 알고 싶은 사람. 그 사람을 만나러 갑니다. (무슨 썸타러 가는 느낌이네? ㅎㅎ 그랬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