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의 아이가 내 아이의 친구가 된다면
지난 주말엔 엄마의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을 만났단다. 한 친구는 유리라는 친구고, 한 친구는 웅이라는 친구란다. 우린 고등학교 2학년 때 알았는데, 이제 18년이 흘러 유리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웅은 부인과 7개월 뱃속 아가를 갖고 있어. 나는 너를 품고 옛 친구들을 오랫만에 만났단다.
한참 몸이 안좋은 시기라 얼마전 치룬 웅 결혼식도 가지 못했는데 너를 계기로 우리가 만나게 된 거야. 세 부부는 아이들과 함께 돼지갈비집에서 만나 수다를 떨었어. 과거 이야기보다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넘쳐났지. 그리고 유리가 챙겨준 아이 옷과 몇 개의 유아용품들을 가져왔단다.
옷 나눔을 받을 땐 잘 몰랐는데, 집에 와서 차곡 차곡 넣은 짐을 정리하려고 보니, 웃음이 나온다. 네가 입으라고 준 옷들이 하나같이 참 작고 작아서 말이야. 그리고 유리 이모가 다 핑크핑크한 옷들만 챙겨줬지 뭐니. 엄마 취향은 참 아닌데, 입혀놓고 보면 예쁘다고 넣어줬단다.
그러고보면, 참 좋은 분들이 많구나. 너 입히라고 옷 챙겨주는 친구, 작은 외숙모도 네게 줄 것이 많다며 엄마에게 꼭 집에 들르라고 했단다. 외할머니는 작은 신발을 하나 사주었으면 하고 늘 말씀하고 계셔. 엄마는 되려 아직 아무것도 준비하고 있지 않은데, 주변 분들이 더 너를 생각하고 아껴준다.
네가 태어나면 엄마의 친구들과 함께 또 다시 모이기로 했단다. 당분간은 너와 또 친구들의 아이들을 키우느라 만나기 힘들 거 같지만 서로 공감은 하고 있겠지. 내 친구의 아이가 내 아이의 친구가 된다면, 그것만큼 또 흐믓한 일은 없을거야.
나중에 소개해줄게. 마음을 터놓고 시간과 우정을 나누고, 이제 인생을 함께 꾸려가는 내 친구들과 그의 아이들을. 네가 마음을 연다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