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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O Apr 27. 2022

초딩표 짝사랑

어릴 적부터 이성에 별 관심이 없는 큰 아들(초 4)과 아주 어릴 적부터 빨리 결혼하고 싶다는 작은 아들(초 1)이 요새 짝사랑 중이라는데...  

다음은 초딩 아들 둘과의 대화다.

건: 큰 아이(초 4) / 규: 작은 아이(초 1)


# 주제 1. 짝사랑


규: 엄마, 짝사랑은 언제 시작해?

나: 글쎄, 내가 누구를 좋아하는데 상대는 나를 안 좋아하면 그게 짝사랑이지.

규: 그러니까 그걸 언제 시작해? 몇 살에?

나: 한... 초등학교 4학년? 5학년? 6학년? 중학생 되면 짝사랑하나? 잘 모르겠네.

건: 내 나이네. 짝사랑 시작하는 나이.

나: 어, 건이 짝사랑하는 사람 있어?

건: 응.

나: 누구?

건: (귓속말로 속닥속닥)

규: 나도 알려줘~ 나한테도 알려줘~~~

건: 안 돼! 비밀이야.

규: 나도 짝사랑하는 사람 있어.

나: 누구?

규: (귓속말로 속닥속닥) 엄마, 형한테 알려주면 안 돼.

나: 알았어.

건: 김** 아니야?

규: 어떻게 알았어? 아아아아~~~ 형은 왜 알아? 형도 그럼 알려줘.

건: 어, 나는 이++야.

규: 어. 알았어.



# 주제 2. 고백


건, 규: 엄마, 문구점 다녀왔어요.

나: 그래. 뭐 사 왔니?

건: 규가 김**한테 고백한다고 편지지 사 왔어요.

규: 엄마, **한테 사귀자고 고백할 거야.

나: 응? 아, 그러면 **가 당황할 수도 있는데. **네 엄마 아빠가 더 당황하겠구나.

건: 규야, 너 그러다 차일 수도 있다?

규: 차이는 게 뭐야?

나: **가 사귀는 게 뭔지 모를 수 있으니까 '우리 좋은 친구가 되자. 앞으로 더 친하게 지내고 싶어.'는 어때?

규: 아이~ 나는 **랑 사귀고 싶은데.

나: 그래. 좋은 친구로 사귀면 되지.

규: 알았어. 고백 편지 써야겠다.

건: 규야, 친하게 지내자는 건 고백 편지 아니다? 우정 편지다.

규: 알았어, 알았어! 이거 주말에 **한테 줘야겠다.

나: 토요일에 이모 놀러 오기로 했는데.

규: 그럼 일요일에 주지 뭐.

캡슐 안에 편지를 돌돌 말아 넣는 캡슐 편지


우리 집 귀염둥이 규의 고백 작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부디 **와 **네 엄마 아빠가 규의 호감을 관대하게 받아 주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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