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애쓰지 않아도>를 읽고
할머니가 다른 할머니들의 호감을 사기 위해 계피 사탕 같은 것을 건네는 모습을 떠올려봤어요. 그 무리에 끼기 위해서 틈을 찾으려 노력하는 할머니의 모습을요. 그게 잘되지 않아 낙담하고, 낙담한 채로도 멀어지지 못한 채 그 무리를 곁눈질했을 할머니의 모습을요. 할머니 왜 그래. 왜 그러고 살아. 왜 그렇게까지 하면서 살아. 짜증이 나서 소리치는 저를 할머니는 눈물이 가득 찬 눈으로 바라봤어요. 사람의 마음은 좀처럼 지치지를 않나봐요. 자꾸만 노력하려 하고, 다가가려 해요. 나에게도 그 마음이 살아 있어요.
- 손 편지 (p. 163)
영원히 용서할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었는데, 유나에 대한 나의 마음은 그게 어떤 모습이든 늘 과하고 넘친다고 생각했었는데, 나는 이제 애쓰지 않아도 유나를 별다른 감정 없이 기억할 수 있다. 아마 영원히 그 애를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그런데도 나는 여전히 알고 싶다. 유나는 나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그 애는 지금의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 애쓰지 않아도 (p.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