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O Sep 09. 2022

이것은 효도인가, 불효인가?

아이들이 다니는 태권도장에서 명절 이벤트로 발팩을 나눠주었다. 아이들에게 부모님 발을 씻겨드리고 발마사지를 해 드리라는 의미였다. 그걸 하면 태권도장에서 상점 스티커 3장을 받을 수 있다. (평소엔 1점)



작은 아이는 오늘 아침부터 나를 깨운다. 시댁에 명절 당일인 내일 가기로 해서 오늘은 늦잠을 자기로 했는데, 아이가 발을 씻겨주겠다며 일어나라고 한다.

"아니야. 발이 피로할 때 씻겨줘. 지금은 아직 괜찮아."

그러나 아이는 굴하지 않는다.

"엄마, 나 배고파. 오늘 삶은 달걀 해준다며? 계란 삶는 동안 발 씻겨줄게."


아이의 배고프다는 말은 엄마에게 반드시 통하는 마법과도 같은 말이다. 귀찮은 몸뚱아리를 일으켜 계란을 삶기 시작했다.


"엄마, 근데 발팩 못 봤어? 발팩이 안 보여."

태권도장에서 받아온 발팩을 어디 내팽개쳐놓고는 안 보인다고 난리다.

"제발 같이 찾아주면 안 돼? 엄마, 웅?"


발팩을 열심히 찾아도 안 보인다. 일단 먹고 찾자며 식빵 토스트에 삶은 계란을 먹이고 나도 먹었다. 다 먹고 난 후에 또 찾아봐도 안 보인다.


하아.

분명 효도 이벤트랬는데, 이것은 효도인가 불효인가 아리송하다.

발팩이고 뭐고 혼자 있게 해 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 듣기 좋으라고 쓰는 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