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에 앉아서 브런치 글을 읽으며 댓글을 쓰고 있다.
침대에 누워 있던 큰 아이가 묻는다.
"엄마는 타자를 왜 그렇게 빨리 잘 쳐요?"
"음, 엄마는 옛날에 타자 연습을 많이 했거든. 그래서 속도도 빠르고 오타도 잘 안 나는 거야."
"엄마 가끔 오타 내잖아요."
"오타도 내지. 인간은 누구나 완벽할 수 없잖아."
"로봇이라면 오타를 안 내겠죠?"
"그렇겠지?"
"근데 엄마 뭐 해요? 브런치에 글 써요?"
"응."
이제 책을 읽을까 싶어서 노트북을 닫았더니 아이가 말한다.
"엄마 타자 소리 좋아요."
"그래? 더 쳐줄까?"
"네."
이 글은 우리 아이 듣기 좋으라고 쓰는 글이다. 듣기 좋은 소리로 타닥타닥 타자를 친다. 너무 거칠지 않게, 그리고 끊기지 않게 적당한 속도로 친다. 내가 들어도 듣기 좋다.
그런데 아이가 눈을 감고 있네? 너 자냐?
그래, 아무렴 어떠니? 오늘은 주말인데. 게다가 비가 와서 어두컴컴한 날이잖니. 이불을 돌돌 말고 베개를 얼굴에 올려놓고 잠깐 낮잠을 청해봐도 괜찮겠지.
아직 귀욤귀욤한 초4 큰 아이
글을 다 쓰고 맞춤법 검사를 했더니 오류가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다.
기분이 참 좋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