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만남 후에 우리는 매일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아침엔 문자를 보내고 저녁엔 통화를 했다.
소소한 얘기들이었다.
"나 요새 운동 되게 열심히 한다. 근육도 많이 생겼어."
"와..근육? 징그럽겠다."
"야! 징그럽다니. 멋있는 건지도 모르고."
"어, 몰라. 근육맨이 멋있는지 진짜 모르겠어."
"그런 울룩불룩한 근육이 아니고! 어후, 근데 요즘 너무 덥다."
"선풍기 틀어."
"선풍기로 안 돼. 에어컨 틀어야지. 난 진짜 여름이 너무 싫어. 더워서 못 견디겠어. 빨리 겨울 됐음 좋겠다."
"겨울? 난 겨울 제일로 싫은데. 난 여름에 에어컨도 안 틀어. 에어컨 틀면 너무 추워."
나는 어두컴컴하고 위축되는 겨울이 싫은데 그는 더위를 심하게 타서 겨울이 좋다고 했다.
그는 고향집에 머무는 동안 새벽 6시에 나가는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했다.
"새벽 6시? 굿모닝팝스 하는 그 새벽 6시에 매일 나간다고?"
나는 아침잠이 많다.
고등학교 때 영어 공부를 하겠답시고 새벽 6시에 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굿모닝팝스를 들으려고 두어 번 시도하였으나, 암만 해도 그 시간엔 일어날 수 없었다. 결국 엄마가 매일 카세트 테이프에 굿모닝팝스 방송을 녹음해 주셨다. 처음엔 열심히 들었으나, 나중엔 안 들은 테이프가 쌓이고 쌓였다.
어쨌든 나에게 6시는 없는 시간이나 다름 없었다.
"과자 공장에서 상자 옮기는 알바인데, 시급이 높아."
"그래, 대단하네. 잘 일어나서 잘 다녀와라."
난 방학이라 아침 일찍부터 할 일도 없어서 늦잠을 푹 자야겠다고 생각했다. 따로 생각할 것도 없이 난 원래 주말이나 방학엔 늘 낮 12시 쯤 일어났다.
그런데 그가 6시에 아르바이트 간다는 소식을 듣고는 새벽 6시에 눈이 떠졌다. 그 시간에 알람도 없이 깬 것은 난생 처음이었다.
'뭐지? 눈이 왜 저절로 떠졌지?'
나는 6시에 눈이 떠진 내 자신이 참으로 당혹스러웠다. 게다가 우리가 무슨 사이라고 새벽 댓바람부터 오버를 떨고 난리인가!
그에게 잘 다녀오라고 문자를 보내고 다시 잠을 청했다.
그 날을 시작으로 나는 그가 아르바이트를 끝내는 날까지 1주일 동안 매일 새벽 문자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