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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똠또미 May 21. 2024

표현해도 모자랄 판에 : 8

나는 표현하기를 좋아한다

사랑해, 고마워, 보고 싶었어




전 인류에게는 사랑이 존재한다고 본다.

하지만 이 사랑을 표현하는 것은 제각기 다르다.


나는 사랑하는 표현 할 때 춤을 추며 입을 귀에 걸고 나타난다.

다들 사랑의 방식은 다르지만 누구나 다 자신만의 표현방식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연애를 하다 결혼을 하면 대게 많은 사람들은 늘 가까이 있다 보니 소중함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감사함을 느끼는 일이 점점 줄어들며 고마움을 잊는 사랑이 생기다 보면 사랑한다는 표현마저 줄어드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언제 적 사랑 타령이냐며 사랑을 비웃기는 해도 질린 사람에게 한순간 이혼을 표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미움과 증오가 서려있어도 그 안 깊숙이 서로를 사랑했을 때 추억이 남아있다 보니 뒤돌아서 사랑을 내치는 일이 쉽지 않기도 하다.


엄마에게 다시 태어나면 아빠와 결혼할 것인지 물어보면 엄마는 이미 살아봤기 때문에 또 아빠를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다. 그럼 어떤 남자와 결혼을 다시 하고 싶으신지 여쭤보면 아빠와는 정반대의 성격의 사람을 이야기하신다.


그토록 잊는 게 힘들어서 애달팠던 엄마도 아빠의 부재를 힘들어했음에도 아빠를 선택하지 않는 것. 정말 진심일까 하다가도 술이 약한 엄마는 와인 한잔에 아빠에 대한 생각을 골똘히 한다. 그렇게 먼저 간 미운 사람이라도 다시 보고 싶다며 아빠와의 추억을 곱씹기도 하신다.


그렇게 사랑은 반대로 표현되기도 한다.


할머니와 나


엄마의 엄마이신 할머니께 할아버지와 연애의 추억을 여쭤보면 할아버지가 노름을 하신 이야기를 하신다.

그래도 할아버지가 밉지 않으신 건 애들에게 잘했다며 할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고 결혼을 하신 것을 기억하신다.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작은 체구를 가지고 있지만 목소리는 또랑또랑하다며 늘 소리를 지르는 할머니를 겁내하시지만 일부러 소리를 지르도록 장난을 치시며 할머니를 귀여워하시는 모습이 7살 어린애 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표현을 하셨다.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말을 안 듣는다며 밉다 하시지만 늘 3끼를 차려주시며 고봉밥에 할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술 반주와 함께 식사를 챙겨주셨다. 밭에서 돌아온 할아버지를 귀찮게 하는 나를 혼내시기도 하고, 할아버지가 주무시면 어린 우리에게 조용히 하라며 안방 문을 닫아주시던 할머니.


서로가 서로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목소리는 크셔도 행동에서 배려가 묻어 나왔다.

그게 두 분의 표현 방식이리라 생각이 들었다.




사랑은 앞머리 같은 거라는 드라마 속 말이 생각이 난다.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생기며, 종종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에 짜증이 나다가, 내 표정을 다 들킬까 봐 조마조마하며 눈을 가려주기도 하는 것.


그게 사랑이기도 하다.

사랑은 없다고 믿는 사람은 그만큼 열렬히 사랑하고 실패했기 때문에 사랑을 하지 않으리라는 스스로의 다짐일 수 있다. 반대로 사랑을 아직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정말 사랑이라는 존재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랑이 없다고 믿다가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너를 좋아하네?' 하는 생각에 쌓인다면 온 세상이 그 사람을 중심으로 내 인생이 설계되기 마련이다. 그만큼 사랑은 나의 인생이 내가 주인공이 아닌 타인이 되게 하는 것. 그 타인으로 인해 맘 속에 해가 뜨고 비가 오기도 한다.


맘 속 일기예보에 따라 표정이 변화하는 것 그게 나만의 표현 방식일 수도 있다고 느낀다.


함께 여행 간 진주의 노을


나를 얼마큼 사랑하냐며, 사랑하면 표현해 보라고 말을 할 때 손을 하늘 위로 크게 돌려가며 사랑의 크기를 표현해 주며 안심을 시켜주는 것.


사랑한다는 말을 수없이 해주면서도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것.


사랑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미 몸은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들을 사러 달려가고 있는 것.


사랑을 외면하면서도 혼자 가슴 절절하게 눈물 흘리며 기다리고 기억하는 것.


표현의 방법은 다양하다. 그 표현을 상대가 이해하며 나와 같이 표현을 해준다면 나는 더 큰 사랑을 내어주며 두 손으로 하늘을 위적이며 사랑한 표현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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