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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똠또미 Aug 14. 2024

웃는 게 예쁜 사람

보조개는 만들다 귀여워서 손으로 콕 찍은 거래

하늘이 준 선물




어르신들은 여자인 나에게 어릴 때부터 잘생겼다는 말을 하셨다.

어릴 때는 그 말이 남자처럼 생겼다는 말이라고 오해를 해서 "예뻐요!"라며 승을 냈지만, 커보니 잘생겼다는 말은 선이 진하거나 하관이 발달되어 선이 굵은 얼굴을 보며 하시는 말씀이셨다는 걸 알게 되자 나쁜 말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한창 잘생김을 달리던 나이인 23살에는 살을 빼자 얼굴에 보조개는 더 짙어졌고, 얼굴 뼈대는 더 강해졌다.

당시 '꽃보다 할배'라는 프로그램이 유행을 할 때라 그런지 TV속 이서진을 보신 몇몇 어른들은 나에게 그 배우를 닮았다고 했다.


처음 들었을 땐 내가 잘못 들었나 싶었지만 사진을 보여드리며 이 사람이 맞냐고 여쭤보면 다들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셨다.


참 아이러니 하게도 처음엔 그 말이 싫었지만, 점점 들을수록 나쁜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자 웃으며 감사표현을 하기도 했다.


고마운 존재


당시엔 얼굴에 자신감이 없을 때라 그런지 그 말들이 나에게 생각을 참 많이 하게 만들었지만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며 그 말들이 참 좋은 칭찬이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


남자친구와 이야기를 하면서 밝게 웃어 보이면 드러나는 보조개를 보며 "네가 만들어질 때 귀여워서 볼을 한번 콕 찔러서 만들어진 게 보조개래."라며 태어나기 전부터 나의 삶이 특별하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사람은 처음이었다.


늘 푹 파인 보조개가 마음에 들지 않아 보톡스를 맞을까 했던 생각들이 잘못되었음을 느낄 정도로 나의 매력을 찾아주는 이 사람이 참 따뜻했다.




예쁘지 않아도 예쁘다고 해주는 사람.

오늘은 웃는 모습이 개구쟁이 같다며 웃음으로 나를 알아차려주는 이 사람이 참 고마웠다.


늘 남들에게 사랑받고자 노력하며 살아야 했지만 존재 자체를 인정해 주는 사람은 처음인 것 같았다.


조건 없이 모든 것들을 이해해 주며 나의 개성마저도 좋아해 주고, 이제는 모든 것들을 다 같이 하자며 나의 입맛도 맞춰주는 사람.


웃을 때 이제는 덧니가 보여도 상관없다.

난 웃는 게 예쁜 사람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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