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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태환 Sep 05. 2016

올겨울 마지막 눈

고도를 기다리며.. NO.507



< 고도 편 >


이번 겨울은 눈이 잘 안왔던 것 같다
눈이 오면 고도와 하고 싶은게 많았는데 
고도와 함께 내리는 눈을 마주할 기회가 없었다
돌이켜보면 지금껏 고도와 함께 눈을 맞아본적이 한번도 없었다
정아야 출퇴근할적에 있었겠지만 내게는 고도와 함께있는 주말에 눈이 내렸던 적이 한차례도 없었다는건 조금 얄궂다  

오늘 오후 고도와 놀이방을 가기 위해 집을 나왔는데 눈이 내렸다
나에게는 처음으로 고도와 함께 맞는 눈이었고
아마도 고도 역시 본인이 기억할 수 있는 첫번째 눈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작년 초에는 눈을 알기에 너무 어렸으니 말이다

정아 없이 둘이 나온김에 잠시 눈을 맞았다
고도는 내리는 눈보다 쌓여있는 눈을 더 신기해했다
이쁘다 등의 감정 표현은 없었고
내가 눈이라고 명칭을 가르쳐준 뒤에
"아빠 이게 눈이야?" 라고 같은 물음을 몇차례 반복했다

놀이방에 가기로 고도와 약속을했기에 눈으로 다른 놀이는 하지 않았다
내년 겨울에는 고도와 눈으로 더 많은 것을 할생각이다

내게 올겨울 마지막 눈은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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