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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르코 Apr 08. 2016

공항과 비행기

여행의 시작

아래는 <로마의 휴일> 첫 글이자 목차




공항에 탑승시간 세 시간 전에 도착했다. 부인님께서는 일찍 도착해도 할 것이 없다고 걱정했지만, 손을 꼭 잡고 이끌어 모셔올 수 있었다.

공항에서는 커다란 설렘과 작은 권태로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 혹은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상기된 표정과 공항에서 일하는 사람의 반복된 일상에 지친 얼굴이 묘하게 배치되면서 재미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누군가의 일상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일탈이 되는 이 공간은 정말 특별하다.



일찍 도착해서 그런지 아직 체크인은 시작하지 않은 채 사람들은 길게 줄을 서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 부부가 줄을 서니 시작하는 체크인. 우리 부부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기다렸고 짐을 부쳤다. 그리고 은행 앱을 통해서 미리 바꿔둔 유로를 받아들고, 우체국에 들렸고, 아래로 내려가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출국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비행기 안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 이번에 산 크레마 전자책을 꺼내들었다. 집에 있는 책을 몽땅 팔고 각각 한 개씩 구매한 크레마에 우리 부부는 10만원치 책 쇼핑을 하고 왔고, 손쉽게 책을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옆자리에는 내 나이 또래로 보이는 연인이 앉아있고, 책에 포스트잇으로 표시하면서 보고 또 봤을 스페인 여행 책자를 다시 복습하고 있다. 어디에 가는지, 얼마나 있는지 물어보고 싶은 마음과 스페인에 대한 애정을 잠시 누르고 옆자리에 안대로 눈을 가리고 잠든 부인의 머리카락을 얼굴 옆으로 쓰러내리며 이탈리아로 가고 있다.

여행은 일상생활 속에서 잊었던 '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나는 누구인가?',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일상 속에서는 사치스럽고 내 눈 앞의 현실을 해결하는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지만, 타지에서는 이런 질문보다 더 강력하게 나를 움켜쥐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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