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지 않는 법
연인들은 사귀기 시작해서 결혼식까지 어떤 이유로 가장 크게 싸울까? 많은 커플이 다양한 이유로 다투기니 일반화 하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대다수의 연인이 결혼을 의논할 만큼도 깊어지기 전에 헤어진다. 하지만 결혼까지 도달하기까지 가장 힘든 순간 중에 하나가 놀랍게도 결혼식을 준비하는 과정이라는데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을 없을 것이다. 그리고 더 놀라운 사실은 당사자가 아니라 직접적으로 관계된 가족들에 의해 갈등은 고조된다. 인생에 큰 결정을 내리고 그걸 준비하는 과정에서 싸울 일이 생긴다는 건 정말 속상한 일이다. 심지어 파혼까지 하게 되는 건 불행한 일이다.
그럼에도 주위에 싸우지 않는 연인들이 있다. 우리 부부도 그중에 하나다. 우리는 지금껏 단 한 번도 싸우지 않았다. 그리고 크게 어렵지 않게 앞으로도 싸울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당연히 우리 부부에게도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는 닮았지만, 서로 다르다. 당연히 서로 이해하고 맞춰가는 과정이 필요했다.
내가 지키려고 했던 첫 번째는 갈등이 고조되는 그 시점에 직접적으로 감정 표현하는 것은 피하려고 노력했다. 서로 감정적인 상태에서는 상대방의 말이 곱게 들리지 않는다. 무슨 말을 해도 한 번 더 꼬아서 듣게 되니,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웃으면서 좋게 이야기할 자신이 없다면 일단 최대한 참는다.
내가 감정적으로 고조되었을 때, 마음으로 되뇌는 말이 있다. '지금 화를 내는 것이 우리 관계에 도움이 되는가?' 이 질문에 스스로 답을 해보면 항상 "절대로 그렇지 않다."라는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화를 내고 심한 말을 해버리는데, 가장 중요한 건 행복한 관계이다. 그런데 내가 순간적으로 내뱉는 말은 내가 원하는 그 어떤 것도 얻을 수 없게 만든다. 이걸 깨닫고 나니,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어떤 순간에도 더 이상 화를 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절대로 그냥 덮어두고 지나가지는 않는다. 몇 시간 후이거나 다음 날이라도 좋다. 너무 오랜 시간이 흐르기 전에 진솔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본다. 우선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가 우리 관계를 지키고, 우리가 행복하기 위함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밝힌다. "우리 이 일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해보면 좋겠어. 우리가 다시 이 문제로 속상하지 않게, 조금만 더 이야기해볼까?"라고 먼저 밝히는 것은 상대방의 날카로웠던 감정을 안정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
그리고 최대한 차분하게 내가 잘못했던 부분을 인정하고, 내가 이번 일을 겪으면서 어떤 감정이었는지 공유한다. 내가 잘못한 부분을 먼저 인정하고 내 감정을 상대방에게 알리면, 상대방은 훨씬 쉽게 내 감정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고 자기 감정에 대해 솔직하게 말할 수 있게 된다. 서로 감정적으로 공감하고 나면, 서로를 이해하는 것은 생각보다 크게 어렵지 않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있을지 같이 고민하고 해결책을 정하면 된다.
만약 두 사람 간의 문제가 더 이상 아니라면? 이제 결혼을 앞두고는 양가의 신경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두 집안의 부모님 모두 자식을 너무 아끼셔서 자식이 하고 싶은 대로 결혼식을 하게 하시든, 아니면 너무 아끼셔서 마음대로 못하게 하시든 한 가지만 마음에 새기자. 내 배우자의 부모님 내가 설득할 수 없다. 그리고 내 배우자가 내 부모님을 설득하기도 매우 어렵다. 그렇다면 각자가 할 일은 자기 부모님을 설득하는 일이다.
여자 사람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잘 큰 고아"나 "불효자식"이 최고의 신랑감이라는 이야기를 듣은 적이 있다. 아니면 "외국 남자"나. 아무래도 애지중지 길러주신 부모님에게 자신의 의사를 뚜렷이 말하지 못하는 한국 남자들에 대한 분노가 서려있는 표현이 아닐까 한다. 나라고 중간에서 중재를 잘했냐라고 물어보신다면 부끄럽기 짝이 없다. 하지만 우리 부모님을 설득할 수 있는 건 나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노력은 했다. 그리고 다행히 양가 부모님께서 많이 양보해주신 덕분에 행복하게 결혼식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온전히 한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연애부터 결혼까지 다양한 사랑 이야기를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