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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르코 Apr 28. 2016

다시 돌아온 상해

상해 살이 시작

아래는 <상해 견문록> 첫 글이자 목차





김포 공항에서 1시간 반 만에 상해에 오후 6시경에 도착했다. 우려와는 달리 카카오톡과 브런치, 아마존 서비스는 되고, 페이스북과 구글의 전 서비스(구글과 지메일, 구글 포토)는 되지 않는다. 편한 첫 숙소에 앉아 글을 쓸 수 있고, 한국에서 하던 일을 계속할 수 있다는 안도감과 동시에, 개발자에게 구글신이 없는 불편함과 애용하던 여러 구글의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 점은 사실 끔찍한 일이다. 무언가 해야만 했다. 중국 가기 전 어느 날 받았던 이메일을 기억했다. VPN (Virtual Private Network)을 싸게 구매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중국은 자국민의 인터넷 사용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페이스북과 구글을 사용하지 못한다. 이것은 중국의 Great Firewall이라는 Great Wall(만리장성)과 비슷한 이름으로 놀림받는 인터넷 통제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페이스북과 구글을 하기 위해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을 시도하는데, 그중 하나가 VPN이다. 기본적인 개념은 중국 정부가 중국으로 들어오는 데이터 중 특정 서비스 주소에서 들어오는 것을 막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네트워크를 통해서 해당 데이터를 우회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문을 닫아 놓은 집에 개구멍이나 담을 넘어서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아무튼 잠시나마 느꼈던 불편함도 내려놓고 쾌적하게 여러 서비스를 즐기고 있다. 감사한 일이다.



부인님 회사에서 하룻밤에 한화로 20만 원 상당의 숙소를 보름간 무상으로 제공해주신 덕분에 매우 편안하게 상해 정착 초기 생활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 주 월요일부터는 앞으로 생활하게 될 집을 찾아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야겠지만, 공항에서 사람은 너무 많고 택시는 오지 않아서 큰 짐을 세 개나 끌고 낑낑거리며 숙소로 찾아온 우리에게 이 아늑한 숙소는 너무나 감사했다. 좋아서 둘이 얼싸안고 펄쩍펄쩍 뛰기까지 했다.

 


무언가 한국보다 낙후되었을 거라고 예상과는 달리 상해에서는 한국에서 만나보지 못한 놀라움이 있다. 서울에서도 보기 힘든 대형 스크린이나 달리는 지하철을 따라오는 광고판을 보면서 놀라곤 한다. 오늘은 저녁을 먹으러 간 식당에서 테이블마다 설치되어 있는 카드 투입구에 눈이 갔다. 입구에 들어오면서 바로 주문을 하면 카드를 한 장 주는데, 어디든 원하는 테이블에 앉아서 그 카드를 꽂으면 내가 어디에 있든 음식을 바로 가져다준다. 중국에는 앱으로밖에 주문을 할 수 없는 식당도 있다고 할 정도로 오히려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저항감이 훨씬 적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광고판마다 그려져 있는 QR코드도 한국에서는 쉽사리 접할 수 없는 모습이다.


다시 상해로 돌아왔다. 지난번 상해 여행이 첫인상이었다면, 이제는 진짜 시작이다. 그래도 두 번째로 내딛는 발걸음이라고 공항에서 숙소로 향하는 동안 발걸음이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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