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르코 May 18. 2016

당신의 외국어 공부 동기부여 방식은?

08.1주, 사람마다 제법 다르다

아래는 <외국어 덕후의 중국어 정복기> 목차이자 첫 글




우리 부부는 외국어 배우기를 좋아한다. 나는 스페인과 브라질을 다니며 영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를 구사하고, 부인은 일본, 캐나다, 대만에서 공부하면서 일본어, 영어, 중국어에 능통하다. 지금은 함께 상해에 거주하면서 중국어 정복에 힘쓰고 있다. 그런데 외국어를 좋아하는 우리지만, 외국어를 공부하는 방식은 꽤 다르다. 나는 '학습'에 가까운 방법으로 외국어를 대한다면, 부인은 '체화'에 가까운 방식인 것 같다.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자. 사람에 따라서 외국어를 공부하는데 어떻게 동기부여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반에서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있을 때 더 열심히 하게 된다. 그 학생의 장점을 배우고, 그 사람의 이야기와 질문 속에서 내가 알지 못했던 것을 얻는다. 그리고 항상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6개월 정도)을 두고 주로 시험으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몰두한다. 특히 해당 국가에서 유학을 하는 경우에는 3개월 정도가 지나면 어려워도 일부러 신문이나 책을 많이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유창한 말하기와 글쓰기를 위해 끊임없이 연습하는 편이다. 나는 언어는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항상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어떻게 표현할지에 초점을 맞춘다. 


부인은 이에 반해 반에서 1등을 할 때 더욱 동기부여가 된다고 한다. '잘한다.'고 하니까 더 신이 나서 열심히 하게 되는 선순환의 고리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어학원에 다닐 땐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을 토씨까지 다 받아 적어 외워서, 그 다음날 선생님이 그 단어를 다시 이야기할 때 혼자 이해하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부인의 외국어 학습 스타일은 '최대한 많이 노출되기'이다. 외국어를 공부할 때면 항상 라디오, 동영상을 보고 자연스럽게 노출된다고 한다. 그 덕분에 부인은 어떤 언어를 하더라도 현지인으로부터 자연스럽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이에 반해, 나는 언어의 유창성이 높아져도 '현지인스럽게' 말을 하는 능력은 떨어지는 편이다. 부인은 항상 '듣기 먼저' 전략을 취한다. 오랜 시간 들어서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을 때 말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나는 외국어 학습에 '절대로 옳은 방식'은 없다고 생각한다. 각자에게 어울리는 방식으로 공부하는 게 가장 좋다. 나처럼 무엇인가 귀로 듣고, 지속적으로 시청하는 걸 잘 못하는 사람에게 드라마나 노래로 외국어를 공부하는 것은 고역이다. 대신 문화나 사회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관련된 신문이나 책을 읽으면서 따라 써보는 게 나에게는 훨씬 효과적이었다.  


중국어를 공부해보니 분명히 한국인이 유리하다. 한국어 단어와 동일한 중국어 어휘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글자를 한 번 보고, 한 번 그 음을 듣는 것만으로 그 의미를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다만 성조가 처음에 익숙해지기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배웠던 언어들 중에 포르투갈어의 단어 몇 개를 제외하고는 단어의 억양으로 의미를 구분하는 언어가 없었던 까닭에 새로운 단어를 공부하면 억양이 쉽사리 기억되지 않는다. 이 문제에 대해서도 나는 좀 더 입으로 소리 내어 연습하는 방식으로, 부인은 더 많이 듣고 노출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어느 쪽이 더 스스로에게 어울리는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알 거라고 생각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상해에서 집 계약 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