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주, 후기는 가라! 여러분 저와 함께 합시다.
<외국어 덕후의 중국어 정복기> 목차
1. 외국어 덕후의 중국어 정복기
2. 중국어 학습 자료 찾기
3. 중국에서 머리 자르기
9. 상해에서 집 계약하기
11. 나는 이제 길에서 모든 중국어 단어를 읽을 수 있다
13. 중국어로 책을 읽고 싶다
14. 오! 상해 중국어 과외 선생님
15. 외국어의 추억
아래는 같은 매거진 다른 시리즈 <외국어 덕후의 학습법> 목차이자 첫 글
원래 이 글은 일본어 정복을 목표로 최초에 기획되었다. 부인이 학창시절 일본으로 1년 간 교환학생을 다녀와서 좋은 친구들이 많이 있었고, 그때 사귄 친구들이 한 번씩 한국에 놀러오는데 대체로 영어를 못하기 때문에 일본어로 대화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부인을 처음 만났던 학생회의에서 같이 알게된 좋은 일본인 친구들과도 일본어로 대화하는 것이 좋겠다고 느꼈다. 모국어로 대화하는 친구와는 아무래도 더 가깝게 느끼기 때문에. 그리고 그 학생회의에서 만난 일본 친구 하나는 곧 아빠가 되는데, 날 때부터 영어를 하지는 않을테니까 "내가 아빠 친구다."라고 이야기 해야만 했다.
그런데 좋은 기회가 생겨서 상해에 가게 되었다. 그곳의 생활이 맞으면 최소 1년 이상 머물게 될 거 같은데, 그곳에서 사는 걸 생각해보면 중국어가 가장 큰 문제다. 한국에 여행 와서도 한국인을 붙잡고 중국어로 길을 물어보는 사람이 중국인이 아니던가. 상해는 국제적인 도시라 영어만으로 생활이 가능하다고도 하는데, 얼마전 주말을 포함해서 며칠 상해에 다녀온 감상은 그것과는 전혀 달랐다. 우선 굶을 뻔했다. 처음에 음식 이름이 가득 적힌 종이 주문서를 주는데, 이게 다 무어람. 한참 방황하고 있는데, 그림 메뉴판을 함께 가져다줘서 겨우 상해의 첫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물론 서빙하시는 분들도 영어를 못한다. 조심하자. 상해에서 생존 중국어를 하지 못하면 굶을 수도 있다.
첫 중국어 공부는 수능을 마치고, 고3때 친구 하나와 중국어 학원을 가는 것으로 시작됐다. 대학교 가기 전 약 2달 정도 다녔던 거 같은데, 뭘 배웠는지는 하나도 기억이 안난다. 아마 가장 기본이 되는 성조 같은 걸 배웠을텐데, 제일 기억에 나는 건 내 친구 녀석이 곧 고등학교 1학년이 되는 중학생 여자애한테 꽂혀서 '로리타'라고 별명을 붙혀준 일이었다.
그리고 오랜 기간 중국어를 멀리하다가, 군대도 다녀와서, 스페인도 다녀와서 대학교 4학년 때 다시 3개월 정도 학원을 다녔다. 그리고 워낙 듣고 싶은 남의 전공 수업 듣느라 교양 학점이 모자라서, 마지막 방학 때 학교에서 계절학기로 진행하는 중국어2를 들었다.
이정도 공부를 하고 난 나의 상태를 살펴보자면, 성조가 있으면 일단 다 읽을 수는 있다. 물론 한자로만 쓰여있으면 거의 까막눈이다. 그리고 간단한 생활 문장을 구사하는데, '이름은 뭐고, 이건 얼마고, 배가 고프고, 여기로 가주세요' 같은 정말 간단한 것들이다. 쓰는 건 거의 기억이 안나고, 상해에 갔더니 정말 간단한 말 말고는 거의 알아들을 수 없었다.
이렇게 길게 개인 사정과 중국어 실력을 공유하는 이유는 매주 중국어 공부한 내용을 올릴 생각인데, '각자의 실력에 따라 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외국어 공부 후기의 문제는 이미 너무 시간이 흘러 버렸기 때문에, 공부한 내용을 생생히 다룰 수 없다는 것에 있다. 그런 후기는 결국 읽는 사람에게 자기 자랑으로 밖에 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도 이렇게 공부한 방법을 기록으로 남겨 놓으면, 나중에 다른 언어를 공부할 때도 다시 훑어보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이 프로젝트의 목표를 중국어로 정했지만, 글을 읽는 다른 분들은 다른 언어로 해도 전혀 무방하다. 약간의 응용력을 발휘해서 앞으로 발행될 이야기를 본인이 공부하고 싶은 언어에 대입하면 훌륭한 공부법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영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에 이어 중국어로 이어지는 외국어에 대한 관심과 공부법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외국어 덕후의 6개월 간 중국어 마스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