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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르코 Jul 11. 2016

오! 상해 중국어 과외 선생님

푸다오辅导를 아시나요?

아래는 <외국어 덕후의 중국어 정복기> 목차이자 첫 글




중국에 온 지 벌써 두 달 반의 시간이 지났다. 중국에 와서 나는 브런치에서 은상을 받았고, 그리고 우습게도 상을 받은 직후에 매일 글쓰기를 멈췄다. 처음에는 중국에서 인터넷이 잘되지 않는다는 핑계로 글을 가끔 쓰기 시작했지만, 느린 중국 인터넷에 속이 터져 최고 사양의 인터넷을 집에 설치하고 난 이후로도 글을 드문드문 쓰는 것은 중국에서 제대로 해보고 싶은 일이 생겼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기반을 던지고 상해로 떠나온 나는 비로소 홀가분하게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었다. 물론 홀가분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고, 나답지 않게 때로는 혼자서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기도 했다. 부인이 지지해주지 않았다면 훨씬 더 지옥에 오래 머물렀을 것이다. 



처음에 한 달 회사에서 제공해준 숙소 근처의 중국어 학원을 다녔다. 그런데 새로운 구한 집이 워낙 학원에서 멀어서 한 달을 끝으로 그만두고 근처의 학원과 가르쳐 줄 선생님을 찾아 나섰다. 답답한 마음에 중국의 페이스북이라는 바이두에도 언어교환할 사람 없냐고 올렸더니, 온통 한국 연예인 사진으로 도배한 친구들이 연락해서 겁을 집어 먹고 포기했다. 스페인에서도 경험했지만, 한류에 편승해서 외국에서 친구를 사귀면 맨날 관심도 없는 아이돌 이야기를 함께 소비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피곤하다. 그 이후에는 집 근처에 상해 최고 대학이라는 푸단대학교(复旦大学校)가 있기 때문에, 푸단대 한국인 커뮤니티에도 가입해보고 과외 선생님을 찾았다. 


중국어로 과외 선생님은 푸다오(辅导)라고 하는데, 보통 1시간에 과외비는 80~100위안 정도. 최근 Brexit 이후로 위안화 가치 조금 떨어져서 1위안에 한국 돈으로 170원 정도 하니까 과외비가 1시간에 1만 5천 원쯤 하는 셈이다. 보통 한국에서는 한 달에 2시간씩 8회를 기준으로 과외비를 책정하니까 한 달 과외비가 25만 원쯤 하는 셈이다. 나는 외국어는 기본적으로 매일 공부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주말 빼고 주 5일 과외를 한다고 계산하면 약 75만 원쯤 과외비를 지불해야 한다. 물론 학원에서 1:1 수업을 듣는다고 생각하면 크게 비싼 건 아니지만 1~2달 중국에 놀다 갈 것도 아니고, 오랜 시간 충분히 중국어를 공부한다고 생각하면 더 저렴하게 수업을 들어야 한다. 



위의 사진은 푸단대 커뮤니티 통해 알게 된 한 조선족 선생님과 일생일대의 협상 장면이다. 과외 선생님은 일주일 3회 2시간씩 500위안을 요구했고, 나는 420위안으로 가격 조정을 요청했다. 선생님은 내가 과외비를 깎으려고 하는 것처럼 수업의 질도 깎기를 원하냐고 물어보는 협상의 내용이었다.. 아무튼 결과는 협상 결렬로 끝났다.


그 이후 부인의 직장 동료를 통해서 푸단대학교에 다니는 학생을 몇 명 알게 되었고, 지금은 그중 한 명과 하루 2시간씩 평일 오전에 공부를 하고 있다. 푸단대에서 중국어를 전공하고 중국 시로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는, 중국어 선생님으로는 완벽한 학생이다. 푸단대 기숙사에서 살고 있어서 거리도 가깝고, 조선족 선생님이 3회 기준으로 제안했던 비용으로 평일에 매일 아침 일찍 만나고 있다. 수업은 중국어로만 이루어지는데 친절하고 내가 이해를 못하더라도 다른 표현으로 바꿔 다시 설명해줄 수 있을 정도로 인내심이 있다. 그리고 최후의 수단으로 영어를 쓸 수 있도록 영어도 구사하는 친구다. 대학교 때문에 상해로 유학 왔다는 잘생긴 친구와 매일 아침 일찍 하는 수업 덕분에 좋은 친구가 한 명 생길 것 같다.




아래는 오늘 공부한 내용 복습용 작문이다.


韩国的报纸常常说在中国有很多的人是白手起家。

한국 신문은 보통 중국에 자수성가형 기업가가 많다고 말한다.

那我跟玮旭说我羡慕中国能有这样的机会。

그래서 나는 오늘 선생님에게 이런 중국의 기회가 부럽다고 말했다.

但是他说这种机会越来越少,具体来说,现在有钱的人总能赚到更多的钱。

그런데 이런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고, 특히 돈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번다고 한다.

韩国经济越来越不好,我跟他说在韩国有朋友担心他们自己会被炒鱿鱼。

한국 경제가 안 좋아지면서 해고를 당할 걱정을 하는 친구가 있다고 했다.

听起来,中国的情况跟韩国的差不多。

그런데 듣자 하니 중국의 상황도 한국과 많이 다르지만은 않은 것 같다.

他的话让我感这种情况和韩国的很相近。

이런 상황은 환국의 상황과도 비슷하게 느껴졌다.

我觉得年轻人不应该等着被别人解雇,而应该决定自己的未来。

내 생각에는 젊은 사람들은 앉아서 해고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미래를 결정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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