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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르코 Jun 07. 2016

상해 사람들이 사용하는 앱 총정리

중국살이 이거면 충분하다

아래는 <상해 견문록> 첫 글이자 목차





2011년 낯설기만 하던 스페인 땅으로 갔을 때와 비교해보면 중국에서 굉장히 많은 앱을 소비하고 있다. 물론 그간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한국에서 거의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을 쓰고 있던데 반해, 스페인에서는 스마트폰이 없는 경우도 많았고 그나마도 왓츠앱(whatsapp)이나 페이스북 정도가 스페인 친구들이 사용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전부였다. 물론 이사할 집을 찾을 때는 아래 링크처럼 'idealista'라는 서비스를 이용하긴 했지만 웹 기반이었고, 당시 서비스도 상당히 조악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나는 지금 상해에서 굉장히 많은 앱을 소비하면서 살고 있다. 정확히는 앱을 소비해야만 살 수가 있다. 아직 중국어가 많이 불편한 나에게 아이폰 기준 2 페이지가 넘는 앱을 소비하게 만드는 굉장히 특이하다고 봐야 한다.



앱의 종류는 크게 5가지로 나눌 수 있다. 결제, 배달, 가격 비교, 쇼핑몰, 마지막으로 생활 관련 앱을 정리해서 살펴보자. 중국 앱스토어에서만 받을 수 있는 앱들도 있으니 참고 바란다.


1. 결제



우선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알리페이(Alipay)와 위챗 페이(WeChat Pay)다. 카드 계산이 안 되는 정도의 가게가 아니라면 거의 상해 대부분의 장소에서 알리페이를 이용할 수 있고, 앱을 켜서 QR 코드만 보여주면 결제가 될 정도로 매우 편리하다. 한국은 QR 코드라는 신기술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저항감 때문에 기술 자체는 훨씬 일찍 소개되었지만 사장되어버린 기술을 중국에서는 정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위챗 페이는 중국인의 메신저 위챗에 내장되어 있어서 역시 많은 가게에서 사용이 가능하지만, 상대적으로 덜 사용하는 편이다. 특히 현지 지인에 따르면 알리페이는 친구 간 송금에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데, 위챗의 경우 수수료가 발생해서 알리페이가 더 많이 사용된다고 한다.



롯데 백화점과 롯데 면세점이 한국 최초로 알리페이를 도입하면서 재미를 쏠쏠히 봤다고 한다. 나도 한국에 돌아가면 알리페이로 결제를 해볼 생각이다. 


2. 배달



배달은 중국에서 와이마이(外卖)라고 부른다. 거의 모든 것을 앱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알리페이 답게 기본적으로 배달 서비스가 내장되어 있고, 상해에서 가장 광고비를 많이 쓰는 것 같아 보이는 메이투완 와이마이(美团外卖)에 비해 알리페이가 훨씬 협상력이 높아 보인다. 보통 배달 앱을 쓸 때 눈이 가는 부분은 최소 배달 가능 금액과 할인율인데, 초기에 몇 번 두 앱으로 비교해보니 메이투완의 경우 최소 배달 가능 금액이 지나치게 높은 경우가 많아서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참고로 Sherpa라고 외국인만을 전문으로 상대하는 배달앱도 있다. 상대적으로 고가(약 2~3만 원 이상)의 배달 만을 담당하고 영어로 주문이 가능하다. 상해에 오기 전에 상해에서는 영어만 해도 살 수 있다고 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전혀 그것이 불가능해 보여서 의아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생각보다 글로벌 기업을 통해서 상해에서 근무하는 경우에는 전혀 중국어를 배우지 않고도 사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연봉이 높고 회사에서 집값을 지불해주다 보니, 모든 것이 다 있는 고급 거주 지역에 살고, 우버(uber) 타고 회사 출근하고, Sherpa로 밥 시켜먹으면 영어로만 생활 가능하다는 이야기. 그리고 고급 레스토랑은 영어도 알아듣는다.


3. 가격 비교



가격 비교 시장에서는 단연 다종디엔핑(大众点评)이 대세다. 앞서 설명했던 메이투완(美团)도 이 분야에서 열심히 하는데, 다종디엔핑을 쓰고 편리함을 느껴서인지 크게 다른 앱을 사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앱을 들어가면 각 카테고리별로 누를 수 있고, 지금 내 거리 순으로 업체를 정리해서 보여준다. 업체를 눌러서 들어가면 중국인이 직접 남긴 별점과 후기를 볼 수 있고, 놀라운 점은 몇몇 업체에서는 현재 대기하고 있는 인원수도 알려준다. 다종디엔핑을 통해서 할인쿠폰을 구매할 수도 있는데, 최근 방문했던 마사지 업체의 경우 그냥 가면 한 시간에 188위안(한화로 약 33,000원)인 마사지를 128위안(약 22,000원)으로 할인해주니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와라(格瓦拉)라는 앱은 문화생활에 초점을 맞춘 가격 비교 앱이다. 보통은 영화나 전시회 티켓을 여기에서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다. 보통 영화 티켓 하나에 100위안이 넘는다고 하는데, 이 앱을 통해서는 저렴한 시간에는 20원에도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한국처럼 조조와 심야 영화만 가격이 다른 것이 아니라 중국은 모든 시간마다 금액이 다 다르다. 현지인에 따르면 영화 예매 시에는 알리페이를 이용하는 게 조금 더 저렴하다고 한다.


4. 쇼핑몰



쇼핑몰의 경우 한국에서도 유명한 타오바오(手机淘宝)나 오늘 저녁에 시키면 내일 아침에 오는 것으로 유명한 징동(京东), 그리고 월마트에서 운영하는 이하오띠엔(1号店)이 있다. 한국에 비해 중국은 훨씬 전자 상거래가 발달해 있어서, 각 쇼핑몰마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점이 다르다. 예를 들어, 중국 사람들은 타오바오에 '모든' 상품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신뢰도는 조금 떨어지는 편인 거 같은데, 티엔마오(天猫)로 분류된 타오바오 인증 판매상에게 구매하면 훨씬 믿을만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잘못 시키면 생수도 가짜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곳이 이곳이다. 징동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빠른 배송으로 유명하다. 보통은 가전제품을 구매하는데 주로 활용한다고 한다. 이곳에서 실내 슬리퍼와 침대 매트리스를 구매했는데, 슬리퍼는 정말 다음 날 아침에 도착했고, 침대 매트리스는 약 2일 정도 뒤에 도착했다. 이하오띠엔은 월마트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보니 음식을 주로 시킨다. 중국 사람들은 중국 내 먹거리에 믿음이 없기 때문에 집에서 마시는 생수 같은 걸 주로 여기서 시킨다고 한다. 배송도 매우 빠르다.


5. 생활



중국에 왔다면 구글맵이나 네이버 지도는 잠시 치워두고 바이두 지도(百度地图)를 쓰자. 구글 지도는 어차피 중국에서 잘 먹히지도 않고, 어떻게 검색해서 갔는데 위치가 잘못되어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미국에 구글이 있고, 한국에 네이버가 있다면, 중국에는 바이두(手机百度)가 있다. 나는 내가 바이두를 쓰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런데 VPN이 상태가 좋지 않아 답답할 때 영어로 검색하면 바이두가 다 알려준다. 영어 검색은 네이버보다 훨씬 정확하다. 그냥 검색하면 중국어가 섞여있는 검색 결과가 나오는데, 영어 결과만 필터링할 수 있다. 



중국의 1, 2위 택시 앱이 병합해서 탄생한 디디추싱(滴滴出行)도 빼놓을 수가 없다. 처음에 중국어를 아예 할 수 없었을 때는 우버를 탔는데, 우버 기사도 나를 찾기 위해서 전화를 한다. 게다가 우버 한 번 타려면 10~15분은 기다려야 한다. 어차피 중국어를 해야 한다면 훨씬 잡기 쉬운 택시를 타는 게 좋다. 아주 훌륭하게도 택시에 내릴 때 알리페이나 위챗 페이 연동이 되어있어서 현금 하나 없이 결제할 수 있다. 다만 디디추싱은 택시 콜을 날리면 무조건 전화가 오기 때문에 내가 어디에 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사를 하고 한동안 집에 인터넷이 없어서 업무 공간을 찾아 헤매다 도착한 곳이 스타벅스였다. 중국어로는 싱바커(星巴克)이고, 한국에서 스타벅스로 사이렌 오더를 즐겨하던 터라 당연히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휴대폰 결제 천국 중국 스타벅스 앱에 의외로 앱 내에 결제 기능이 없다. 커피 한 잔 마실 때마다 주는 별도 왜인지 모르겠지만 제대로 적립되지 않는다.



안타깝게도 중국에서는 유튜브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중국판 유튜브가 요우쿠(优酷)다. 중국 사람들은 매달 결제하고 요우쿠를 사용한다고 하는데, 국내외 영화에서부터 드라마까지 거의 모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결제하면 1분 이상 시청해야 하는 광고도 없애준다. 온라인 상에서 콘텐츠를 유료로 소비하는데 거부감이 있는 한국 시장에는 어려운 사업 모델일지 모르겠다. 얼마 전 영화 평점 앱 '왓챠'가 한국에 영화 스트리밍 앱을 출시했다는데, 안타깝게도 국외에서 사용할 수 없게 막아놔서 써보질 못했는데, 잘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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