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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르코 Jun 15. 2016

상해에서 만난 사람들

톡톡 튀는 그녀들을 만나다

아래는 <상해 견문록> 첫 글이자 목차





며칠 전 상해에서 한국인 모임에 나갔다. 외국에 나가면 빠르게 현지 적응하기 위해서 거의 한인 커뮤니티와 단절된 채 사는 편인데 한국인 모임이라니. 스페인에 있을 때는 3개월 동안 영어도 못하는 척했던 터라 감회가 새롭다. 하지만 사실 한국인 모임에 나갔다기보다는 즐겨 읽던 네이버 블로거 한 분이 상해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겠다고 해서 연예인을 만나는 마음으로 부인과 함께 나갔다. 바로 아래의 글에서 등장했던 바로 그 블로거다.



예정된 시간보다 5분 정도 늦게 도착하고 보니 벌써 10명도 넘는 사람들이 와있다. 집 근처에서 한국인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터라 상해에서 그 전까지 만났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숫자의 한국인을 한 장소에서 보니 뭔가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아래는 그 모임에 대한 사진들.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좋았다. 나가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상해에서 맛보는 정갈한 한식과 함께 만난 사람들은 다 에너지가 넘쳤다. 투자은행에서 일하다 상해로 넘어와서 한식당을 부업으로 투자를 주업으로 지내는 사람과 상해에서 교환학생을 하고 있는 사진을 좋아하는 대학생, 상해에서 교환학생을 마치고 상해에서 인턴을 하고 있는 사람과 사람들이 데려온 다국적 친구들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이 한 자리에 모였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나름 별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온갖 나라의 별난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하다 보니 내가 별반 특이하게 느껴지지 않아서 편했던 모임 속에서 각자의 삶에 대해 듣고 이해하며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전해 들은 부끄러운 한국인 이야기 하나. 한식당을 운영하다 보면 제일 골치 아픈 사람이 한국인 손님이라고 한다. 대게 그냥 곱게 밥만 먹고 가는데, 특히 주재원으로 나온 꼰대 아저씨들이 한식당에 와서 여자 종업원을 옆자리에 앉히고 술을 따르라고 시킨단다. 한국어가 안 통하는 중국 식당에서는 찍소리도 못하고 밥만 먹고 가면서, 사장이나 매니저가 한국인으로 있는 곳에는 온갖 진상을 다 부린다니 진짜 한국인은 밉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보통 주재원은 해외에 나오면 과장이나 차장급이 대외적으로 '대표'라는 직함으로 부른다고 하는데, 그래서 대기업 현지 법인 사장을 사칭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단다. 밥을 먹으러 왔으면 곱게 밥 처먹고 집에 갈 것이지 어디서 못된 버릇을 배워와서 그런 짓을 하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대화를 나눈 사람들과는 헤어지기 전 둘러서서 위챗 계정을 나눴다. 점심시간 잠깐 이야기를 나누느라 멀리 떨어져 있던 사람과는 크게 대화를 나누지 못했던 아쉬움을 뒤로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들과 다시 만나는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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