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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르코 Jan 05. 2016

직업으로의 개발자 깊게 이해하기

나는 스타트업을 추천한다

아래는 <인문학도, 개발자되다> 목차이자 첫 글




개발자는 외부에서 보기에는 균질한 집단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무슨 말이냐면 개발자는 각자가 하는 일이 너무나도 다른데, 민간인이 보기에는 다 그냥 개발자다. 다만 개발자가 되기 전에는 개발자의 넓은 스펙트럼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다양한 선택지 속에서 나에게 가장 맞는 선택지를 고르면 좋겠다.


대기업은 다 좋을까?


거의 6개월 간의 프로그래밍 공부가 끝나갈 무렵이었다. 다른 친구들은 하나 둘 취업되어 떠나가고, 반 분위기도 어수선해졌다. 나도 여기저기 지원해보려고 알아보다가, 마침 SK플래닛이 개발자를 뽑길래 지원해 보았다. 건대에서 인적성을 보고, 합격 발표가 나서 면접 장소를 봤더니 오호라 판교다. 판교는 서울에서 출퇴근하기에 너무나 멀었고, 나는 면접을 보러가지 않았다.


대기업은 어느 SI업체나 스타트업과 비교할 수 없는 연봉을 자랑한다. 보통 다음 회사로 이직할 때 전 직자장의 연봉에서 높여서 가능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대기업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경력을 쌓아 나가는 데에는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느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개발자 한 명이 맡는 업무의 범위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다. 물론 일이 적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기업은 많은 개발자가 한 프로젝트에 투입이 되고, 각 개발자는 자신의 맡은 부분을 처리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내가 개발하는 분야에 대해서 깊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스스로 공부하지 않는다면 거의 알기 힘들다. 반면에 SI 업체나 스타트업은 한 사람이 맡게 되는 업무 범위가 상대적으로 넓다. 어느 경우에는 한 프로젝트를 혼자서 담당하는 경우도 생긴다. 당연히 이후에도 한 프로젝트를 혼자서 이끌 수 있는 힘이 생긴다.


SI는 안돼요


나는 당신이 내 글을 보고 개발자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부디 SI 업체로 경력을 쌓지 않기는 바란다. 나는 SI 업체를 겪지 않았고, 그 업계에 대한 나의 지식은 주로 편견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구조상 프로그래밍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기 너무 쉬운 구조라는 것이다.


SI 업체는 외부 업체로부터 개발 의뢰를 받는다. 그러면 해당 요구사항을 문서화해서 의뢰 업체로부터 확인을 받고 개발에 들어간다. 수시로 변경되는 요구 사항을 반영하는데, 마감은 그대로이거나 앞당겨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한 SI 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는 업체에 파견을 나가 일하고 있는데, 한밤 중에도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전화가 와서 불려나가고 쌍욕을 먹기가 일수란다.


학원에서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실력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주장한다. 맞는 말일 수 있다. 그런데 짧은 마감기한 속에서 제대로 된 소프트웨어의 품질은 나오기 힘들다. 게다가 공장에서 찍어내듯 만들어지는 개발 과정은 이후에 변경이나 서비스의 성능에 대해서는 눈을 감게 된다. 내 서비스도 아닌데, 빠듯한 일정을 들이밀면 정말 다 때려치고 싶을 거다.


스타트업도 요즘엔 괜찮다


사람들은 대체로 스타트업이 가장 연봉이 적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정말 적게 주는 회사도 존재한다. 그리고 지분을 줄테니 급여 없이 일할 생각 없냐는 제의도 들어온다. 당연히 단칼에 거절한다.


요즘은 바야흐로 스타트업의 시대다. 많은 이들이 스타트업 업계가 과열되었고 거품이 빠질 것이라는 우려를 하기는 하지만, 아직도 많은 돈이 스타트업에 풀리고 있다. 좋은 스타트업은 그 자금력을 바탕으로 좋은 개발자를 찾으려고 눈에 불을 켜고 있다. 업계에서는 좋은 개발자 찾기가 너무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그리고 어지간한 대기업 수준의 연봉을 제공해주기도 한다.


물론 스타트업이 무엇인가? 적은 인원이 각자의 역량을 최대한 쏟아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모이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하면 경력직을 뽑으려고 한다. 스타트업은 대부분이 신입을 뽑아서, 그 사람을 교육하기 위한 인프라는 매우 부족하다. 각자가 공부하고, 스스로 발전해야 한다.


하지만 그만큼 자유도도 확실한 경우가 많다. 많은 기업들이 개발자에게 자유출퇴근의 기회를 제공한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거나, 출퇴근 길에 붐비는 지하철이 싫다면 10시나 11시에 출근해도 괜찮은 경우가 많다. 그리고 지금 당장 보수가 대기업에 비해 적더라도, 지분을 통한 한방이 있는 곳이 아닐까? 누군가의 지시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발전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나는 스타트업을 적극 추천한다.


경력이 없는데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싶다면? 당연히 구미에 당기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 "저는 정말 잘 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는 아무 것도 한 것이 없습니다."라는 말을 하는 지원자가 있다. 과연 어떤 생각이 들까? 나는 절대로 뽑지 않겠다. 그보다는 "내가 이런저런 일을 해봤고, 이 회사에서 하는 업무와 어떤 부분이 기술적으로 겹칠 거 같고, 이런 부분은 좀 약하지만, 이 기술은 정말 배워보고 싶다."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듣기에도 좋고, 바른 접근이다.




인문학도가 개발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공유합니다. 그리고 저는 자유를 사랑합니다. 재택 근무를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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