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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르코 Jan 08. 2016

좋은 스타트업 찾는 법

스타트업이라고 다 좋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아래는 <인문학도, 개발자되다> 목차이자 첫 글




6개월 간의 정부 지원 교육 과정을 마치고, 스타트업에 일하기로 결심한 다음 나의 가장 큰 고민은 어느 회사에서 일할까 하는 것이었다. 대기업과는 전혀 다른 작은 규모의 기업들로 눈을 돌리자 엄청나게 많은 회사들이 구직자를 찾고 있었다. 대기업은 공채라는 상대적으로 공식적인 기간에 대규모로 인원을 채용하는 것에 반해, 스타트업은 회사에서 꼭 필요한 한 두 사람을 비정기적으로 뽑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교육 기관에서는 좋은 회사를 찾는 몇 가지 지표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연매출과 종업원 숫자라고 했다. 연매출을 종업원 숫자로 나누었을 때, 약 1억 정도의 규모가 나오면 그래도 안정성이 있는 회사라나. 그런데 이것은 SI업체(용업업체)의 이야기였다. 나는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싶었고, 스타트업은 매출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종잣돈에 해당하는 시드(seed) 머니를 직접 투자 하거나, 혹은 투자를 받은 경우, 혹은 어느 정도 사업이 성장하여 시리즈A에 해당하는 수 억원에서 십 억원 대 투자를 받은 경우가 일반적인 스타트업이라고 하겠다. 지금 당장 매출이 없다는 이야기는 자본금을 계속 까먹고 있다는 이야기고, 가시적인 성장을 이뤄내지 못하면 추가 투자를 유치하지 못해 결국 문을 닫을 거라는 이야기다.


당연히 내가 선택한 회사가 당장 다음 달에 문을 닫는다고 해도 크게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럼에도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싶다면


완벽한 고용 불안정의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한다. 물론 많은 스타트업이 '정직원'을 채용한다. 하지만 내일 모레가 없는 스타트업에게 정직원 채용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 회사가 망하면, 나는 비자발적 백수가 되는 환경이다. 그런데 이게 굉장히 매력적이다. 대기업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내 앞에 탄탄대로가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 "사람이 미래다"라고 외치던 대기업이 있다. 세계 최고의 휴대폰 제조회사도 있다. 그들은 더이상 당신에게 안정된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는다. 당신이 그리는 대기업의 생활은 환상이다. 열심히 일하면 연봉도 오르고 진급도 하겠지, 하지만 회사가 어느 날 기운다면?


스타트업은 매일이 도전이다. 그 무엇도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스스로 고민하고 발전한다. 나는 분명히 어제보다 나은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어야 한다. 오직 그 사실 하나 만이 나를 지킬 수 있다.


좋은 스타트업이란


이런 차이점 때문에 좋은 스타트업은 조건이 조금 다르다. 회사가 지금 나에게 연봉을 1억을 약속한다고 생각해보자. 정말 좋은 일일까? 그 회사는 2달 뒤에 없을 수도 있다.


정말 좋은 스타트업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트업을 다니기 전에는 내가 그 조직에 기여하고 싶은 부분이 분명히 있어야한다.


"나는 이 회사에서 어플리케이션의 에러를 모조리 잡아내겠어."
"나는 앞으로 동영상이 비전이 있는 것 같으니, 그 쪽 기술을 갈고 닦겠어."
"나는 데이터를 통해서 사용자를 이해하는 과정이 좋으니, 그로쓰 해킹을 해보겠어."


위와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분명한 목표가 당신을 돋보이게 만든다. 스타트업은 작은 조직이다. 그 누구도 당신에게 학교처럼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당신은 회사에 들어가서 '내가 무엇을 해야하지'라고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만약 신입 개발자라면? 당연히 내가 개발하고 싶은 서비스와 플랫폼에 대해 생각해 두었어야 한다.


"전자상거래 서비스에서 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싶다."
"O2O 서비스에서 서버 개발을 하고 싶다."


이런 목표는 내가 그 분야의 회사에 들어갔을 때, 더 신나게 일 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해준다. 내가 관심 없는 분야의 제품을 만드는 건 회사 입장에서나 개발자 입장에서 모두 손해이다.


이건 꼭 확인하자



함께 일하기 전 수습 기간을 두는 회사가 있다. 수습 기간이 월급을 제대로 주는 형태라면 오케이. 하지만 수습 기간에 비용을 깎는 회사라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돈은 제대로 주지 않으면서, 열정을 강요하는 회사일 가능성이 높다.



로켓 펀치를 통해 회사를 찾은 경우라면, 회사 소개 글을 잘 살펴보자. 회사 소개 글은 보통 대표님이 쓰시기 마련이다. 그런데 성의 없는 글이라면? 혹은 팀원이 아니라 값 싼 노동력을 구하는 것 같다면? 거긴 조용히 뒤로 하자.



지나치게 힘든 회사는 선택하지 마라. 만나서 회사가 얼마나 어려운 지 토로하며 매우 낮은 연봉으로 협상하려는 경우가 있다. 대표님이 혹은 구성원들이 고생하는 건 가슴 아픈 일이지만, 내가 너무 관심이 있는 서비스이고 내가 이 서비스를 맡아서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아니라면 죄송하다고 말씀 드리자.



대표님 중에 직접 실무에는 참여하지 않고, 훈수를 두시는 경우가 있다. 이건 같이 일해보기 전에는 알기 힘들다. 그런데 대표님이 실무에 경험이 많으시다거나, 합리적으로 논의를 이끌어 가는 경우라면 괜찮다. 그런데 문제는 서비스가 나오는 프로세스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면서, "그냥 내 눈에는 그래 보여요."라는 식의 예술가적 접근을 하신다거나, '내가 돈을 낸 서비스'라는 생각에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개입하는 경우가 있다. 첫 사회 경험으로는 오케이. 하지만 내가 주도할 수 없는 업무는 재미가 없다.



이중 최악은 꼰대 마인드다. 자리에 오래 앉아 있어야 좋은 서비스를 만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절.대.로. 근처로도 가지 마라. 내가 지금까지 사회 생활하면서 들었던 제일 어이 없는 피드백은, "다른 사람들 일하는데 일찍 들어가면 미안하지 않아요? 적당히 눈치 보면서 한 시간만 더 앉아 있다가 가요."였다. 물론 그만 뒀다.


 



인문학도가 개발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공유합니다. 그리고 저는 자유를 사랑합니다. 재택 근무를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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