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르코 Nov 24. 2016

사업가가 갖춰야 할 단 한 가지

일을 해내는 능력

요즘 《你只是看起来很努力》라는 중국 책을 읽고 있다. 한국어로도 번역되어 있는 책인데, 한국어판 제목은 <당신은 겉보기에 노력하고 있을 뿐>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이다. 리샹롱이라는 사람이 썼고, 한국 육군사관학교에 해당하는 중국 국방대학에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하였으나 졸업을 얼마 놔두지 않고 그만두고는 5년 만에 최근 중국에서 인기 있는 신예 영화감독이 되었다고 한다. 한국어판 전자책이 나와있지 않고, 중국어도 공부할 겸 아래 글에서 지난 번 소개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아마존 킨들을 통해 책을 읽고 있다. 단어를 찾을 때 단어 위에 손만 올리면 돼서 참 편하다. 



아직 극히 책의 초반부를 읽고 있지만, 리샹롱이 전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하다. 바로 사람들 무리에서 스스로 노력하고 있다고 착각하지 말고, 진짜 자신의 꿈을 향해 걸어가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속이기는 참 쉽고(骗别人很容易), 자기를 속이기는 더 쉽지만(骗自己更容易, 可是), 세상을 속이기란 쉽지 않다고 말한다(骗这个世界有点儿难). 자기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내 사업을 시작했다."는 사실에 취해 진짜 중요한 것을 잊어버리기 쉽다. 사실 정말 중요한 것은 '사장' 직함이 들어간 명함을 파는 것도, 법인을 세우는 것도 아닌 일을 해내는 능력이다. 명함을 파는 것, 법인을 세우는 것이 일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여기서 '일'이란 사업의 본질을 말한다. 화장품을 팔겠다면 시장을 조사하고, 신제품을 만들어서, 유통 채널을 만들어 판매하는 일이 사업이 본질이겠다. 학원을 차리겠다면, 좋은 커리큘럼을 만들고 소비자에게 학원이 제공하는 강의를 소개하는 것이 사업의 본질일 거다. 그런데 사실은 페이스북 하나 파놓고 글을 쓰고 있으면서, 혹은 사업 계획서를 수십 번 고쳐 쓰면서 사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나는 시간을 들여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는 평생에 걸쳐 일을 할 때 근면 성실하라고 배워왔다. 초중고등학교에서 주는 '개근상'은 근면함이 큰 가치라고 우리 귀에 속삭인다. 그리고 회사에 가서도 마찬가지로 책상에 앉아서 남들이 언제 퇴근하는지 눈치를 보며 기다린다. 왜냐면 회사에 얼마나 앉아있는지가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보이는 척도이기 때문이다. 정말 하루 종일 정신없는 날도 있겠지만, 어차피 일을 빨리 끝내도 집에는 일찍 가지 못하기 때문에 인터넷도 하면서 쉬엄쉬엄 일을 하고 저녁 먹고 와서도 느긋하게 일을 한다. 나는 이렇게 늦게까지 회사에 남아서 일을 하는데, 회사는 크게 성장하지 않고 내 월급도 크게 올라가지 않는다. 나는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그리고 이게 하다 보면 제법 익숙해지고, 으레 새까맣게 변한 밤을 보면서 집에 가면 괜히 열심히 살고 있는 거 같은 기분이 든다.


리샹롱은 묻는다. 너의 마음에 물었을 때 정말 부끄러움이 없냐고(问心无愧). 그리고 남들과 비슷하게 살고 있다면 지금 청춘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한다(你以为你在合群, 你在浪费自己的青春). 오늘 당신은 정말로 성장했나? 사업에서 중요한 건 단 한 가지이다. 일을 해내는 것. 당신이 자리에 얼마나 앉아있고, 얼마나 일했고는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아니, 일주일에 일을 단 한 시간도 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단, 그 일을 해내기만 한다면. 당신의 사업이 굴러나가기만 한다면. 절대로 하루에 얼마나 책상에 앉아 있었는지를 가지고 혹은 영업 하느라 길거리에 얼마나 시간을 쏟았는지를 자랑하지 말자. 사람을 쓰건, 돈을 쓰건 정말 중요한 것은 내가 들인 시간이 아니라, 매달 말에 꽂히는 숫자다. 모든 것은 그 숫자가 말해준다. 나는 매일 아침, 그 날 해야할 일을 미리 적고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 아침의 내가 저녁의 나에게 묻는다. "너는 오늘 정말로 목표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갔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