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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르코 Nov 29. 2016

따종디엔핑, 대륙의 평가

<중국 앱이 몰려온다> 시리즈 첫 글

아래는 <중국 앱이 몰려온다> 시리즈 목차

1. 따종디엔핑, 대륙의 평가

2. 58따오지아, 집안일 하지 마세요


같은 매거진 다른 시리즈 <로마의 휴일> 


같은 매거진 다른 시리즈 <제주도 찬가>




상해에 오기 전에는 중국으로 여행 오는 한국인이 별로 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현지에서 생활하다 보니 생각보다 굉장히 많은 수의 한국인이 중국을 방문한다. 상해에서 거주하는 외국인 중 가장 많은 숫자를 차지하는 것도 한국 사람이고, 매년 상해를 찾는 관광객 중 가장 많은 비율도 한국인이라고 한다. 나 역시도 6개월 정도 거주하면서 매달 한 번 정도 한국에서 친구가 방문했고, 짧게나마 상해를 함께 여행하곤 했다. 보통 한국인이 여행을 하는 경우에 비자가 필요 없는 경우가 많은데, 중국은 비자가 필요해서 "귀찮다" 등 심리적인 장벽이 있는 거 같은데 사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면 상해까지 거리는 1시간 반 밖에 되지 않는다. KTX를 타고 서울에서 부산 가는 것보다 가깝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상해에 오는데 정말 아쉬운 점은 상해의 길거리만 보고 중국 음식만 먹고 한국으로 돌아가버린다는 것이다. 아래 글에서도 밝혔지만 너무나 상해 생활은 편리하게 발전하고 있는데, 그 많은 편리함이 중국 현지 계좌가 있어야 하는 알리페이나 위챗 페이에 연동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외국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에서 다운로드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 실질적으로 한국인이 경험하기는 어렵다. (중국에서는 구글의 모든 서비스를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중국의 앱을 받으려면 바이두 앱스토어를 다운로드하고 거기서 앱을 검색해서 다운로드하여야 한다.) 게다가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중국인 특성상 굉장히 많은 앱이 외국어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언어 장벽을 극복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기회가 될 때마다 중국에서 생활하기 위해 꼭 필요한 앱을 하나씩 골라서 앱을 리뷰해보기로 결심했다.  



오늘은 바로 대중점평(大众点评) 혹은 중국 발음으로 따종디엔핑이라고 부르는 중국 스케일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수 있는" 앱이다. QuestMobile(링크)에서 발표한 아래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따종디엔핑은 중국 내 앱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순위 50위를 차지하고 있는 앱이다. 무려 월 사용자가 한국 전체 인구를 넘는 7천만 명에 이른다. 물론 중국 전체 인구와 비교했을 때나 MAU가 8억 명에 이르는 위챗과 비교하자면 적은 숫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주로 대도시에 있는 모든 상점(레스토랑, 마사지, 호텔 등)을 온라인으로 옮겨놓았고 주요 사용자가 대도시에 치우쳐 있다는 점에서 판단해보건대 절대로 적은 숫자가 아니다.




본격적으로 앱을 한 번 살펴보자. 앱 아이콘은 왼쪽 아래 이미지에서 볼 때 주황색 바탕에 사람이 팔다리를 쫙 벌리고 있는 형태의 앱이다. 그리고 앱을 처음 열었을 때 페이지는 그다음 이미지과 같다. 중국 앱의 재미있는 점 중에 하나는 위챗 정도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유명한 앱에서 앱을 켜면 첫 페이지에 광고가 노출된다는 점이다. 공짜 앱이라도 광고가 나오면 굉장한 거부감을 보이는 한국 사람들과 달리, 중국 사람들은 공짜로 쓰는 제품에 광고가 있는 것에 대해 크게 거부감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앱에서 푸시도 정말 많이 보낸다. 거의 체감 상으로는 하루에 5개 정도 푸시를 보내는데, 웃긴 점은 바이두 번역 앱 같은 푸시를 보낼 필요가 전혀 없는 앱에서도 지속적으로 푸시를 보낸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푸시를 차단하는 편이 아닌데, 중국 앱의 경우에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거의 다 차단하고 사용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 앱은 대부분 중국 번호를 통해서 가입하는데, 이 경우에 또 매일 문자를 보낸다. 정말 귀찮다. 아래 오른쪽 이미지에서 미식(美食)라고 적혀있는 노란 버튼을 누르고 나면 음식점 목록이 나온다. 그 외에도 영화, 숙소, 오락, 배달, 교통, 미용 등 다양한 상점의 리뷰를 남길 수 있다.



아래 왼쪽 이미지에 음식 메뉴로 들어가면 훠궈(火锅), 뷔페(自助餐), 서양식(西餐) 등으로 카테고리가 나눠져 있다. 그 메뉴 아래에는 주위에 가까운 음식점을 보여주고, 별점과 일인당 평균 비용을 보여준다. 각 식당별로 할인 혜택이 있다면 惠, 예약이 가능하다면 订 등으로 구분한다. 그리고 아래 가장 마지막 이미지를 보면, 영업시간과 와이파이 유무, 아기를 돌볼 수 있는 편의시설이 있는지 여부를 간편하게 체크할 수 있다. 



아래는 따종디엔핑의 백미인 평가 부분이다. 한국인 관광객이 많은 식당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다 보면, 한국인 관광객들이 온통 네이버 블로그를 찾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한국인이 많이 찾는 IFC몰의 와이포어지아(外婆家, 외할머니 집이라는 뜻)이 최근에 메뉴판을 개편하면서 기존 메뉴판에 있던 이미지를 싹 다 빼버렸는데 그 덕분에 블로그 보고 왔다가 한자만 가득한 메뉴판을 들고 난감해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중국인들은 네이버 블로그 대신 따종디엔핑 안에서 메뉴와 이미지를 직접 확인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추천을 했는지를 확인하고 음식을 사 먹는다. 아래 이미지는 집 근처의 아무 식당이나 골라서 상대적으로 리뷰가 적은 편인데 도심으로 가면 수만 개의 리뷰가 쌓여있는 식당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리뷰도 만족했는지, 불만족했는지 등 다양한 필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요즘 네이버 블로그는 거의 광고판처럼 도배가 되어있어서 신뢰하기 쉽지 않은데, 사용자가 직접 작성한 몇 천 개씩 달려있는 리뷰를 보고 있으면 훨씬 맛있는 집인지 판단하기 쉽다. 



따종디엔핑 내에 할인 혜택이 있는 경우에는 앱 내에서 결제도 할 수 있고, 결제와 동시에 할인이 된다. 혹은 특정 메뉴나 세트를 할인 품목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아래 마지막 이미지는 검색한 식당 주위에 추천 식당을 광고로 노출시켜준다.  



위의 기능 정도는 사실 상상할 수 있는 기능인데, 이제 여기서부터 따종디엔핑의 마법이 펼쳐진다. 따종디엔핑은 앱 안에서 예약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기도 하고, 아래 중간 이미지에서 배호(排号)라는 기능을 이용하면 식당에 도착하기 전에 미리 번호표를 뽑을 수 있다. 그리고 현재 몇 명이 대기하고 있는지도 식당에 있는 시스템과 연동되어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아래는 우리 부부가 자주 가는 마사지샵인데, 시간대별로 혹은 코스별로 앱에서만 제공하는 할인이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 앱을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가를 그대로 지불하겠지만, 적게는 10~20% 많게는 30~40%까지 할인을 제공해주는 경우가 많아서 앱을 잘 활용하면 저렴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아래 첫 이미지를 보면 한국에는 아직 찾아보기 힘들다는 VR카페도 따종디엔핑만 이용하면 손쉽게 주위에서 검색할 수 있다. 앱을 통해서 결제와 할인을 제공하는 건 기본이다. 그리고 놀라운 건 전 세계를 여행하는 중국인 파워를 이용해서 중국 외 여행지의 정보도 채워 넣고 있다는 점이다. 부인이 중국에 오기 전 일했던 웨딩 스타트업에서도 따종디엔핑과 제휴를 논의했던 적이 있는데, 따종디엔핑은 해외여행을 하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현지 업체와 다양한 제휴를 통해서 중국 내외에서 모두 유기적으로 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현재 상해에 머물고 있어서 서울 내의 상점 정보를 열람할 수 없었는데, 한국에서 따종디엔핑 앱을 사용하면 역시나 마찬가지로 다양한 할인 해택과 제휴 업체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 서비스는 대체로 미국 앱들에 대한 UI/UX를 분석해서 서비스를 만든다. 그런데 구글과 네이버 메인 페이지만 비교해봐도 각 사용자의 성향이 얼마나 다른지 쉽게 느낄 수 있다. 다시 말해, 미국 사용자와 한국 사용자가 편리하다고 느끼는 포인트가 다르다는 말이다. 그런데 바이두를 들어가 보면 검색 결과는 구글과 비슷한 형태로 보여주지만 메인 페이지는 네이버와 더 가깝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주요 서비스와 비슷하게 굉장히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고 거기서 소비자가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등 비슷한 점이 많다. 그리고 서비스 개발자로서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서비스 완성도는 미안하지만 중국 서비스가 월등하다. 정말 불편한 점을 잘 포착해내고, 앱 하나를 통해서 얼마나 편해질 수 있는지는 중국 앱을 써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종종 앱 관련 포스팅을 하겠지만, 부디 한국 서비스들이 중국 서비스 분석을 통해서 한국 소비자들에게 정말 불편함을 해소하고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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