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형인 휴대폰을
큰맘 먹고 구입했다
만날천날 호호 불고
닳을까 봐 애지중지
액정 화면 보호필름
깔끔하게 붙여주고
여차하면 기스날까
세심하게 닦아준다
두 손 꼬옥 손에 쥐고
사뿐사뿐 걸어가다
갑작스런 어깨빵에
놓쳐버린 내 휴대폰
깜짝 놀라 얼른 주워
툭툭 털며 살펴보니
모서리에 스크래치
내 마음에 스크래치
휴대폰을 새로 사면 정작 본체보다 부수적인 것들에 더 신경을 쓰게 된다. 케이스를 고르고, 액정필름을 붙이고, 카메라 보호캡까지 챙긴다. 혹시라도 작은 흠집이 생길까 봐, 마치 귀한 보물이라도 다루듯 꽁꽁 싸맨다. 정작 이 기계를 천년만년 사용할 것도 아닌데 말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휴대폰을 보호하는 게 아니라, '새것'이라는 상태를 보호하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 처음의 반짝임, 처음의 완벽함, 흠 하나 없는 상태를 오래 붙잡아두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기 마련이다. 흠집이 나는 순간, 시간의 흐름이 눈에 보인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아무리 조심해도 결국 한 번은 긁히고, 떨어뜨리고, 교체하게 된다. 그때마다 괜히 마음이 쓰린 이유는 물건이 상해서라기보다, 내가 어쩔 수 없는 순간을 마주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는 휴대폰에 생긴 스크래치를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일을 두려워하는 건 아닐까?라고 곰곰이 생각해 본다.
* 만날천날 : '매일매일'의 방언 (경상도)
* 기스 : 흠. [일본어] kizu[傷]
* 어깨빵 : 다른 사람과 어깨와 어깨, 어깨와 다른 신체 부위를 부딪치는 일을 속되게 이르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