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렇게도 만만하니?

by 임찰스

내가 그렇게렇게 만만하니

그렇게 모든 게 다 만만하니


내 몸에 계속 덧대어지는 풀칠에

아무 말 없이 침묵했었지


한 번의 수긍이

연속된 인정일 거라

착각하지 마


오늘의 나를 깎아

누군가의 편안함을 생성하지


말없이 넘긴 한 번이

다음의 당연이 될 거라

확신하지 마


내가 그렇게렇게 만만하니

그렇게 모든 게 다 만만하니





아무 말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진짜 가마니로 본다. 일 더하기 일은 더 많은 일이다. 보상도 없이 권한도 없이 막무가내식의 협박이 진행된다.


기준도 없고, 경계도 없다. 부탁과 지시의 선은 흐지부지해지고, 결국은 당연한 일로 남게 된다. 맡겨진 일은 해내면 되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하나둘 받아들이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기준이 바뀌게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내가 해야 하는 일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말없이 넘긴 한 번, 괜히 분위기 흐리기 싫어서 삼킨 침묵은 배려로 남지 않는다. '이 사람은 괜찮다'가 아니라 '이 사람은 더 시켜도 된다'는 신호로 고정되는 것이다.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모든 일은 호구일지도 모르는 나 자신이 감당하게 될 것이다.


※ 유키스의 <만만하니> 노래 가사를 일부 인용하였습니다.


https://brunch.co.kr/@imcharles/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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