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 봄

by 임찰스


따사로운 햇살이

향긋한 봄바람이

살포시 내 뺨에

입맞춤하네






봄이 오고 있나 보다. 날씨가 한결 따뜻해지니 경남 양산의 통도사에는 벌써 홍매화가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산수유와 개나리, 진달래, 벚꽃도 차례로 꽃망울을 터뜨리며 봄을 가득 채울 것이다.

나는 꽃을 보면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아진다. 알록달록한 색과 은은하게 번지는 향기 때문일까? 마음 어딘가에 숨겨져 있던 '기분 상승 버튼'이 슬며시 눌리는 느낌이다. 괜히 웃음이 나고, 별일 없던 하루도 조금은 환해진다. 특히 마음이 예민해져 있을 때 꽃을 보고 있으면 신기하게도 긴장이 풀리고 피로가 잦아든다. 복잡하던 생각들이 잠시 멈추고,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무엇보다 봄꽃은 사람의 마음에 더 크게 스며드는 것 같다. 꽃잎이 피어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들뜨고, 몸 어딘가에서 잔잔한 에너지가 차오르는 느낌을 받는다. 어쩌면 겨울 내내 움츠리고 있던 몸과 마음이 이제는 활동할 때라고 신호를 보내는 지도 모르겠다. 생각은 조금 더 긍정적으로 흐르고, 괜히 무언가를 새로 시작해 보고 싶은 마음도 고개를 든다.


그래서 봄꽃은 단순히 계절의 풍경이 아니라, 우리 마음을 조용히 깨우는 작은 스위치 같은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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