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글을 쓴 지 채 몇 달이 되지 않았고, 글도 몇 편 없었을뿐더러, 나를 아는 지인들에게 내 글을 보여주는 것이 부끄럽기도 하고 민망했다. 그래서, 딱 가족 중 1인(여동생), 친한 친구 및 선후배 포함하여 손가락 꼽을 정도의 인원에게만 글쓰기 사실을 알렸었다. 그리고 그 지인들에게는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지내는지 안부 전달용으로 가끔 들러 읽어주기를 요청드렸고, 굳이 좋아요와 구독을 눌러주지 않아도 좋다는 의견을 전달하곤 했다. 카카오톡 프로필에 연동 공유를 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또한 사실 나는 초록 앱을 주로 사용하는 편이다.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음 앱을 확인해 보니, '홈&쿠킹' 카테고리에 내 글 '이모의 결혼선물'이 썸네일 사진과 함께 소개돼 있었다.
나는 약간 상기되고 흥분 상태가 되었다.
불현듯 가족에게 이제는(?)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이 되니 칭찬을 받을 일이 잘 없다. 부끄럽지만, '엄마! 나 1등 했어! 받아쓰기 100점 맞았어!'라며
기쁜 소식을 얼른 전하고 싶어 집으로 쪼르르 달려가던 초딩 때의 심정과 비슷한 기분이었음을 고백한다.
저녁 9시 무렵 '이모의 결혼선물'글 링크와 추천되어서 조회수 2만 5천이 넘었다는 내용을 엄마에게 카톡으로 보내드렸다. 뉴스를 보시는 건지, 드라마를 보시는 건지 엄마는 확인이 늦으셨고, 메시지를 확인한 뒤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다음 날, 저녁 9시가 넘어서까지 아무런 메시지나 연락이 없었다.
...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렇다.
우리가족은 연락 없으면 별 탈 없이 잘 지내는 줄 알며, 몇 주간 연락하지 않아도 별로 이상할 것 없는 그런 쿨한 성격들로, 매우 독립적이다.
(다만, 내 어머니는 내가 30대 중반 무렵부터 고독사 관련 뉴스를 접하는 날이면, 잘 지내고 있느냐며 안부를 곧잘 묻곤 하신다.ㅋㅋ)
흑...
근데,정확히 24시간 후인 저녁 9:06 엄마로부터 다음과 같이 카카오톡 메시지가 왔다.
엄마 : 우리 변호사 JH는 글솜씨도 다르구나~ 소소한 그릇에 뜻과 의미를 붙여주니 내가 더욱 고맙다~ JH야 고마워~
엄마 : 내가 이모한테 보냈더니 이렇게 문자가 왔구나.
주륵주륵. 이모의 연락과 엄마의 반응이 감동이었다.
짧은 글인데 우연히 소개되어 그다음 날로 무려 조회수 5만이 넘었고, 오히려 제가 이모님께 감사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엄마 : 잘 썼구나. 돈이 되는 건 아니지? 유튜브에서는 조회수 많으면 돈도 된다고 들었는데~
나 : 네, 유튜브는 아니고, 다음 계열로 아마추어 작가들이 글을 쓰고 운이 되고 기회가 되면 출간 제안을 받을 수 있는 곳이에요. 광고 등 돈이 되는 건 아니에요.
엄마 : ㅎㅎㅎ
돈이 되는 건 아니지?!!!!!!!!
혹시나, 아주 살짝 기대하셨을까?
순간 우리 엄근진(엄격, 근엄, 진지) 엄마가 왠지 귀엽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ㅎㅎㅎ 라니.
평소 보지 못했던 카톡체여서,
풋! 하고 웃음이 났다.
엄마, 제가 열심히 일해서 앞으로 더 잘해드릴게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다음 메인 화면에 소개되는 원리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부족한 내 글을 부러 들러 읽어 주시고, 일일이 라이킷을 눌러주시는 구독자, 방문자님 덕분인 것 같아 감사하다. 만약, 추천 링크 A.I. 알고리즘이라 한다면, 그러한 알고리즘을 만든 개발자에게도 감사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