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다시 시작하기
얼마 전에 요가를 다시 시작했다.
최근 몇 개월 동안 매주 영어 선생님을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할 때면 종종 운동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선생님이 PT를 받고 계셨기 때문에 근황 얘길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주제였는데 그때마다 선생님은 “언제 운동할 거예요?”하고 물어봤었다. 생각해보면 내가 먼저 나도 운동을 하겠다고 얘길 했었는데 이상하게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미루고 나니 어느새 몇 개월이 지나가 있었다. 아무래도 겨울이고 추워지고 하며 속으로 핑계를 댔었던 것 같다. 선생님은 잊지 않고 “저번에 운동하기로 한 거 어떻게 됐어요?” 물어보셨다. 내가 영어 선생님과 있는 건지 트레이너 선생님과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하니 웃으시면서 “그러니까 얼른 시작해요.” 트레이너 선생님이 맞는 것 같다.
내심 그렇게 물어봐주는 게 고맙기도 했는데 한다고 말만 하고 매번 실행에 옮기는 걸 깜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침 새해 목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운동 목표를 세우기로 했고 올해 8개월은 꾸준히 운동을 하기로 약속했다.
요가는 내가 좋아하는 운동 중 하나이고 가장 최근 그러니까 1년 전에 마지막으로 했던 운동이기도 하다.
원래는 복싱이나 합기도 같은 격투기를 좋아해서 요가를 좋아하게 될 줄을 생각도 못했었다. 처음 요가를 배우게 되었을 때 친한 동생이 “언니가 요가를 배운다고? 어쩌다가?” 이렇게 물어볼 정도였는데 막상 해보니 정적이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고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면서도 생각 많은 마음은 비울 수 있고, 무엇보다 끝나고 나면 몸과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정신이 또렷해지는 느낌을 한번 느끼고 나니 이거구나 하는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전에는 1년 넘게 꾸준히 요가를 배웠는데 한 달은 발리에 있는 요가원을 다니기도 하고 언니와 여행 가서도 하루 요가권을 끊어서 운동을 하곤 했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다니니 우리 언니는 나를 ‘요가 꿈나무’라고 불렀다. (왜냐면 얘기하는 것에 비해 잘하진 못해서)
그러나 이사를 하면서 다니던 요가원을 그만두게 되고 한 동안 운동을 쉰 게 두 달이 되고 세 달이 되더니 현재의 상황이 된 것이다.
다행히 배운 걸 다 잊진 않았는지 요가 선생님께 집중력이 좋다는 소리를 들었고, 다음날 하루 종일 근육통으로 고생을 했다. 지금 다니는 요가원은 끝나고 나면 요가 선생님이 직접 만든 차를 마시고 가라고 권유해주시고, 수강생들이 가져온 꽃과 선물한 작품을 로비에 진열해 놓는데 그렇게 서로 주고받고 하는 게 뭔가 정감이 가서 좋다.
요가는 정적이어서 내 스타일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만나면 손을 잡고 데려가 한번 요가를 받아보게 하고 싶다. 나도 똑같은 이야길 하며 최근에서야 요가의 매력을 알게 된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영어 선생님을 만나면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