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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주 Dec 03. 2019

오늘도 아침 다섯 시 반에 일어난다

아침 습관 1년 차 기록

아침 공기가 차가워서 그런지 요즘은 침대에 누워있으려는 나를 이기는 게 점점 힘이 든다. Sleepcycle*을 쓰면서부터 일어나는 게 한결 쉬웠는데 날씨가 추워지니 조금 더 어려워졌다. 할 엘로드의 <미라클 모닝>을 보고 매일 자기 전 다짐의 글을 읽으면서 만들어낸 아침 습관인데 다시 읽어봐야겠다.


*Sleepcycle: 수면을 기록할 수 있는 앱인데 아침에 6시쯤 일어날 거라고 설정해두면 내가 일어나기 쉬운 얕은 수면에 있을 때 알람을 울려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도록 해준다.


평소보다 30분 정도 늦게 일어나 명상을 시작했다. 명상을 하기 위해 Breathe+*라는 앱을 쓴다. 호흡을 가다듬을 때도 좋고 새소리 나 물소리들이 예전에 발리 요가원에 있을 때 생각이 나기도 하고 아직 혼자서 20분을 가만히 앉아있는 게 익숙하지 않기도 해서 쓰고 있다.

 

*Breathe+: 내가 설정한 주기로 호흡을 할 수 있게 소리로 도와주는 앱이다. 비슷한 앱이 많지만 깔끔하고 소리가 인위적이지 않아서 좋다.


명상은 작년에 한참 요가에 빠져 있을 때 처음 해보았다. 습관에 관심을 가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명상을 하는 것도 알았고, 요가도 좋아했지만 요가 시간마다 하는 명상이 좋았기 때문에 혼자서 매일 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냥 취미 삼아 시작한 건 아니고 아무래도 일을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와 불안한 마음을 잘 다스리고 싶어서 시작하게 된 게 사실 가장 큰 계기였던 것 같다.  요가를 하면서 명상을 해봤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혼자 무작정 시간을 정해 가만히 앉아 있었는데 사실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정리가 되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앉아 있는 시간이 정말 오랜만이었고 며칠이 지나니 몸이 맑아지면서 온전한 나 자신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늘 그런 기분이 드는 것도 아니고 아침에 하다 보면 정신이 산만해질 때도 많아서 제대로 알고 해야겠단 생각에 이것저것 찾아보기도 했다. 책도 봤지만 유튜브에 김도인* 영상을 자주 보면서 많이 배웠고, 요즘은 스즈키 순류 선사의 <선심초심>을 보면서 또 명상을 새로운 마음으로 해보고 있다. 


*김도인: 채사장과 함께 <지대넓얇> 팟캐스트의 진행자였는데 명상을 가르치시고 한동안 유튜브에 스트리밍으로 명상 수업을 해주셨다. 스트리밍 영상은 유튜브에 남아있다.


나는 아침 시간을 잘 보내는 게 중요하면서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데 어느 정도 확신을 가지고 있다. 단지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이야기했고, 유명한 사람들이 자신들만의 아침 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내가 아침 습관을 만들고 나서부터 느꼈던 변화를 직접 경험해보았기 때문이다. 아침에 하는 일들은 조금씩 바뀌긴 했지만 습관을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거의 1년이 다 되어 간다. 처음에는 가끔 일찍 일어나야 할 날에도 늦잠을 자고 아침에 눈뜨면 곧바로 일하러 가는 생활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면 좋겠다는 단순한 마음이었다. 그리고 한 번도 아침을 능동적으로 살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호기심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예상했던 것보다 찾아온 변화는 컸다. 막상 시작하고 습관을 만들기 위해 환경을 만들어 가면서 내가 되고 싶어 하는 나의 모습과 내가 살고 싶은 환경을 생각하게 되었고, 그게 실현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보았다. 그리고 내가 어떤 환경에 있는지 이해하고 개선하기 위해 어떤 시도를 할 건지 보고 하나씩 바꿔가는 법도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내 삶을 바꾸는 게 사실 어마어마한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지금은 늦은 저녁이고 나는 이 글을 다 쓰고 나면 주변 정리를 좀 하다 스트레칭을 할 예정이다. 요즘 아침에 일어나는 게 전보다 어려운데 스트레칭을 하고 자면 아침에 조금 더 개운하게 깨기 때문에 피곤하니까 더 자야겠다는 보상심리가 덜 든다.


이제 12월로 넘어왔는데 올해의 마지막까지 하루를 꾹꾹 눌러 담아 살았다 되돌아보며 기분 좋아질 수 있게 하루하루 아침을 잘 보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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