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LIM YI NA
Nov 19. 2022
나를 제외하면 세상은 무고한 것 같아요.
육신이 피로한 가을
세상은 슬픔에 잠겨가고 있어요.
어느 환상 속에 존재할 듯한 활기차고 기대에 넘치던 한 때는
이뤄진 적도 없으면서 바로 어제 일만 같이 그리워지는 게 문제라면 문제일 테지만
지쳐 쓰러진 오늘 밤, 어떤 무모한 일이라도 저지르고 말겠다며 저는 명멸해 가고
나의 죽음이 마치 내 죄값처럼 느껴지는 이 나약한 순간에 나는 온 인류를 위해 기도해요.
오직 나만이 면죄부를 지닌 것처럼
나를 제외하고 세상은 무고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