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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M YI NA Feb 01. 2023

고명재 시 '수육'

비평

세월과 죽음이 앗아가지 못하는 것


늙은 엄마라는 표현에서 어머니란 존재가 약하고 연민을 일으키는 존재로 형상화되어 있다. 삼겹살을 푹 삶아서 수육으로 만들어서 주는 것은 어머니의 이었다.

삶아진 고기는 색을 잃어버린, 늙은 엄마처럼 찜통(세월)에 의해 색을 다 뺀 무지개로 변해버렸다.


그것은 노모를 의미한다. 


더 나아가 닳고 닮은 생을 의미하기도 한다


시에 정확히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죽은 사람은 어머니를 의미하는 듯하다.


'입을 다물 것'이라는 것은 입조심하란 의미가 아니다.


입속에서, 그러니까 나의


기억 속에서 어머니는 일곱 빛깔로 살아있다는 의미.


세월과 죽음이 앗아가지 못하는 영원불변한 진리는


 누군가의 기억과 삶에선


그 무지개가 영원히 지고 뜨고 한다는 것이다.


추억에 심취해 중독처럼 떠올리는 것이 아닌 

마치 하나의 자연적 현상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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