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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M YI NA Mar 08. 2023

사랑니



                       사랑니  

                                        임이나
          
지금 리도카인은 입안에서 안식의 어둠을
기다리는 노을처럼 퍼져있다
한가로운 치아와 치아 사이를 지나
거꾸로 매달린 생을 살아온
그에게 가 닿는다
음흉한 침은 위로가 되지 못 하리라
입안에 분사되어 떠도는 물안개는
곳곳에 웅덩이처럼 스며들어 잠이 든다
밤을 맞이 하는 노을은 죽음을 맞이할 때
몇 백번의 망설임과
몇 백번의 슬픔을 누그러뜨리 듯이  

비로소 입 안에 가득 찬 피를
삼키기 위해 그는 얼마나 잠이 들어야 했을까

자리를 잃어버린 외로운 잇몸은
멀뚱히 천장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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