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LIM YI NA
Aug 21. 2023
지금, 레몬같은 달은
강가를 떠도는 상념에 잠긴
슬픈 유목처럼
코발트 빛 하늘 위를
표류하고 있다
나는 눕는다
하늘의 광선 아래에
맹수같은 햇빛에
몸 구석 구석을
축 늘어뜨리며
그리고 공상에 빠진 환자가 되어
홍역꽃처럼 불그스레 하던
당신의 웃음을 떠올려본다
밤은 죽어버린 달의 얼굴을 한 채
나를 드리운다
봄을 닮은 향수어린 알코올은 희미해진지 오래
맥박을 잃은 술 한잔에
사랑의 말을 즐겁게 속삭인다
어느새 한 없이 너절한 바람에
폐 속까지 싸늘히 겨울이 얼어붙는다
_겨울, 임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