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미 Oct 20. 2024

10월 20일

  





1. 예전에는 그 사람이 없으면 죽을 것만 같았는데, 이제는 그 사람 때문에 힘든 제 자신보다, 이런 저 때문에 힘들어할 그사람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래서 힘들어도 나 혼자서 꿋꿋이 잘 지내보려고 해요. 그렇다고 해서 그사람을 덜 사랑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제 마음은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겁은 나지 않아요. 사람들은 흔히 깊게 사랑할수록 상처도 깊다고 생각하지만, 사랑이 깊기 때문에 상처가 깊은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방식의 문제였다는 걸, 그사람 덕분에 깨달았습니다


2. 오랜만에 만난 그사람이 저에게, 요즘 왜 글을 올리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말했어요, 나는 물질에 종속된 세속인이 되어가는 것만 같다고... 그리고 솔직히 나보다 글 잘 쓰는 사람 널리고 널렸고 이미 수천년의 세월에 걸쳐 지구상의 많은 사람들이 같은 얘기를 하고 있는데 내가 쓰는 글이 무슨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고요 그래도 그사람은 제 글은 특별하다고 제 글은 뭔가 다르기에, 글을 계속 쓰라고 했습니다. 아니에요, 일만하고 잠을 자고 청소만 하는 삶을 살다보니 저는 이제 까막눈이라서 글 못 써요.. 그래도 이런 저 사랑해주실 수 있죠? 라고 했더니 그사람은 글을 쓰지 않는 저를 사랑하지 못 할 것 같다고 그러더군요. 있는 그대로 사랑하지 않겠다는 그 말에 감동 받은 것은 살면서 처음이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가을 사려니숲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