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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 Aug 20. 2022

생의 한 가운데

구절에 대한 기록



나는 이 여름의 풍요와 포식을 견딜 수가 없습니다. 지금 자연 속에는 아무런 그리움도 없는 정지의 상태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나는 아주 피로해지고 공허해집니다. 나는 나 자신이 몹시도 무가치하게 느껴집니다. 때때로 나는 모든 것이 회색인 이른 새벽에 잠에서 깨입니다. 그러면 나는 공포를, 목을 조르는 공포를 느낍니다. 삶에 대한 공포, 살아야 하는 것에 대한 공포입니다. 그럴 때면 어떤 위대한 것에 대한 상념도, 신에 대한 생각까지도 나를 도와줄 수 없습니다. 사람은 이 공포에서 완전히 혼자인 것입니다.


1979.03.30 년 발간된 판본으로 읽고 있다.

오래된 그윽한 짙은 나무 내음이 내 마음을 경건하게 만든다. 이 구절은 생의 한가운데 에서 내가 가장 애뜻하게 여기는 구절이다. 삶에서 가장 섬뜩하게 살아있을 때, 새벽에 깨면 느꼈던 공포의 느낌이 고스란히 이 문장에 담겨있기 때문이다.마치 그녀와 내가 동일한 꿈을 꾼 듯, 신비로운 기분과 그 공포감을 떠올릴 때의 긴장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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