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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여행자 Sep 15. 2023

고층에서 로열층, 그리고 2층으로.  집에 대한 이야기

땅으로 내려왔습니다 1

18층. 우리 부부의 첫 집.


우리 부부의 첫 신혼집은 아파트 18층. 1억 9천만 원의 전세 자금으로 경기도에 우리의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지금으로선 1억 9천으론 어림도 없겠지만, 10년 전에는 지하철까지 걸어서 10분이 안 걸리는 위치에 꽤 괜찮은 전셋집을 구할 수 있었다. 그때도 집 값은 말도 안 되게 비싸다고 생각했었다. 


20평이 안 되는 집은 판상형으로, 뻥 뚫린 '조망이 좋은' 집이었다. 맞은편에는 높은 건물이 없었기 때문에, 다른 집들을 아래로 내려다볼 수 있었다. 양쪽 베란다 문을 열어두면 바람이 휙휙 잘 통했다. 창문을 열어두면 여름에 에어컨이 따로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탁 트인 전망의 집이 기다리고 있었다. 

부모님과 살 때는 몰랐던 자유가 기다리고 있었다. 신혼집은 내 마음대로 생활할 수 있는 안식처였다.

그것이 한달도 못 갔던 것이 문제였지만.


이사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불편한 연락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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