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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여행자 Sep 15. 2023

세입자가 결로를 만났을 때

땅으로 내려왔습니다 3

아랫집은 매주마다 우리 집에 찾아왔고, 우리는 아랫층에서 연락을 취할 때마다 부동산에 연락했다. 하지만 집 주인의 연락은 점점 뜸해지기 시작했다. 어느 시점이 지나자 우리는 집주인이 차일피일 연락을 미루고 피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더는 소중한 주말을 침해당할 수 없었던 우리 부부는 당사자간에 원만한 해결을 하셨으면 좋겠으며 세입자인 우리 부부에게 더 이상의 피해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결론은 이랬다.

"세입자가 살고있으니 우리 집 바닥은 열어볼 수 없고, 아랫집 천장을 열어본 뒤 문제가 윗집이라는 것을 입증해라"


우리가 지금 살고있는 것이 아랫집에 피해가 되는걸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우리 부부는 귀찮은 아랫집과 너무도 무책임한 집 주인 사이에서 이도 저도 못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슬며시 집주인의 편을 들고 있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그래선 안됐던 거였다. 무책임한 집 주인의 성향은 세입자인 우리에게도 고스란히 영향을 주었으니까.


계약 만료 1년이 남았을 무렵 부동산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집 주인이 집을 내놓았단다. 부동산은 집 비밀번호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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