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이는 베네치아 광장에서 콜로세움으로 이어지는 거리를 유난히 좋아했다. 신나게 이리저리 냄새를 맡으며 거리를 걸었다. 기분이 좋은지 귀가 토끼귀 마냥 뒤로 모였다. 그러곤 온 신경을 집중해 이 거리를 알아가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한 걸음 떨어져 걸었는데 내가 오지 않는다 싶으면 뒤를 돌아 웃는 얼굴로 나를 돌아보며 표현하려는 것 같았다.
‘엄마 빨리 와요!’
그 모습을 보며 나도 신나게 발걸음을 옮겼다. 콜로세움으로 향하는 길에는 정말 많은 유적지와 관광명소가 있었다. 우측으로는 조국의 제단과 포로 로마노가 이어졌고, 좌측으로는 트라얀 포룸과 네르바 포룸이 이어졌다. 아주 오랜 시절, 사람들이 모여 토론하던 이곳. 이 거리에서 역사적 현장의 아름다움과 세월이 남긴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킁킁대며 냄새를 맡는 녀석을 보니 혹시나 그 역사가 냄새로 남아 후각으로 전달되는 건 아닐지 상상해보게 됐다. 반려견과 함께 여행하면 보호자가 여행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하지만 유적지에 둘러싸인 거리를 걸으며 그 이야기가 적어도 로마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악단의 음악이 있는, 행위예술가들의 신비로운 모습이 있는 이 거리를 아인이와 함께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으며 즐길 수 있기에,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갈 수 있기에, 우리의 여행이 평범하지는 않지만 잘한 선택일 것이라는 믿음이 생겨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