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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여행자 Jul 07. 2019

고가도로에서 이탈리아까지

댕댕이 여행자 아인이의 여정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천천히 천사의 성을 향해 걸었다. 걷다보니 천사의 성 옆에 길을 따라 기념품 마켓이 줄지어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 옆에 회전목마가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었다. 아인이는 아코디언 소리가 나며 돌아가는 회전목마가 신기했는지 회전목마를 유심히 지켜보았다.


“아인아 회전목마 처음보지?”


아인이의 호기심이 풀릴 때까지 빙글빙글 돌아가는 회전목마 앞에 앉아있었다. 아인이는 나를 바라보며 ‘아오아오’ 하는 소리를 냈다. 무언가를 말하려는 것일까? 아인이의 모습을 보니 눈물이 핑 돌았다.

. 회전목마에서 흘러나오던 경쾌한 아코디언 소리가 왠지 모르게 슬프게 느껴졌다. 너무나 행복하면 눈물이 난다는 것이 이런걸까? 아인이와의 만남과, 함께 이 먼 곳까지 함께 왔다는 벅차오르는 행복감, 아인이가 과거에 느꼈을 상실감과 실망감, 그리고 가족을 찾기 전까지의 고단함이 떠올라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지구 반 바퀴를 돌아 이탈리아까지 오게 됐다.


‘별난 보호자를 만나 너의 삶도 그리 평범하지는 않구나.’  


우리의 삶도 예측할 수 없는 여행인 것은 확실했다. 회전목마 앞에 앉아 아인이가 고가도로에서 배회하던 순간부터 느꼈을 설움을 잊을 만큼의 행복을 주겠노라고 다짐했다. 삶이 그렇듯이 언제나 행복만 가득할 수 없지만 먼 훗날 언젠가 돌이켜보면 함께하는 매 순간이 행복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 그 날이 언젠가 찾아온다는 것을 알기에 함께하는 모든 시간이 너무나도 감사하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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