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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히엔 Jun 21. 2023

어쩌다 보니 백수가 되었습니다.

백수 되고 D + 5

백수가 된 지 어느새 5일이 지나고 새로운 주가 밝았다. 시간은 어찌나 빠른지.

이번 주에는 백수라고 하도 광고를 하고 다녀서 그런지 한주 내내 약속이 잡혔다.


화요일: 오전에 산책 약속 후 저녁때 (이제는) 전전직장 분들

수요일: 운동 후 저녁때 (이제는) 전 직장 분들

목요일: 낮에 엄마와 영화 본 후 언니까지 합세해 저녁식사

금요일: 낮에 국제도서전 가기


백수가 과로사한다더니. 회사 다닐 때는 그다음 날 출근 걱정에 섣불리 이렇게 많은 약속을 잡을 수 없었는데 이제는 마음껏 잡을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마치 출퇴근하는 것처럼 매일 약속을 잡아버렸다. 그중 오전 산책이나 낮에 영화 보기, 낮에 국제도서전 가기는 회사에 다닌다면 반차 없이는 할 수 없는 약속들. 그러한 약속들을 아무 걱정 없이 할 수 있다는 것은 백수의 얼마나 큰 장점인가.


그런데 위에 언급된 약속들을 보면 사실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약속들은 아니다. 짧으면 저녁 몇 시간에서 길면 반나절 정도? 그렇게 보면 약속 전후로 약속보다 더 긴 시간적 여유가 나에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일주일 정도의 백수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게을러지는 스스로를 발견했다. 왜 여유가 생기면 인간은 밤에 잠이 안 오고 늦잠을 자게 되는 것인가. 눈을 뜨고 점심을 먹으면 어느새 오전이 후딱 지나가고, 사부작사부작 준비를 하고 약속을 갔다 오게 되면 빠르게 저녁 혹은 밤이 된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면 준비하고 있는 독립서적 교정을 하기도 하고 브런치에 올릴 글을 쓰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보면 어느덧 새벽. 잘못하면 이런 패턴이 고착화될 것 같았다. 매일 밖을 나가기는 했지만 그 외에는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움직임이 많지 않았어서 그런지, 백수가 된 지 고작 일주일인데 벌써 소화가 잘 안 되기도 했다.


이래서는 안 된다. 사실 다음 주에도 어느덧 일정이 매일 잡혔지만 그 외의 시간을 좀 더 알차게 보내기 위한 스스로의 결심이 필요하다. 한도 끝도 없이 늘어지지 않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립서적 준비나 결혼 준비 등 꼭 해야 하는 일들 제외하고 일단 생각이 난 것들은 이 정도?


매일 채용 공고 확인하고 지원서 쓰기

주 3일 이상은 조금이라도 책을 읽어서 책 읽는 습관 들이기 (이미 사놓았던 책부터. 원래는 주 1권 책 읽기로 했다가 너무 '의무감'이 들지 않게 목표를 정하는 것이 어떠냐는 남자친구의 조언을 듣고 변경하였다.)

매일 저녁 30분 이상 걷기


두 번째와 세 번째는 백수가 아니더라도 할 수 있었지만, 회사를 다닐 때에는 야근이다 피곤하다 등등 여러 가지 핑계로 꾸준히 하지 못했던 것들이다. 막상 적어놓고 보니 시간 여유가 있을 때부터 습관을 확실히 들여서 이직을 하고 난 후에도 계속해서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 다음 주부터(?)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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