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 ) 2023년 8월 29일 part 1
2023년 8월 29일 화요일
오늘의 일기 part 1 - 멜버른 서점투어!
멜버른 서점 투어 01) Metropolis Bookstore
여행의 첫날. 미리 어디를 갈지 계획을 세우지 않았던 나였지만 자연스럽게 첫날부터 서점을 세 곳이나 둘러볼 수 있는 동선으로 움직이게 되었다. 그중 Metropolis Bookstore는 내가 여행 중 계속해서 지나치게 되었던 시내 중심가에 자리 잡고 있어 쉽게 들를 수 있는 곳이었다. 여행의 첫날, 처음 방문하는 멜버른의 서점. 그렇기에 이때의 나는 한껏 고무되어 있었고, 3층에 있는 서점으로 향하는 나의 발걸음을 동영상으로 찍기에 이르렀다.
사실 Metropolis 서점은 건물 입구부터 서점에 다다르는 여정이 마치 방탈출을 하러 가는 것 같았다. 내가 지금까지 보아 온 서점 건물은 어두운 이미지보다는 아늑한 느낌이 강했는데 이곳은 달랐다. '이 건물에 진짜 서점이 있는 게 맞아?'라는 생각에 고개가 갸우뚱해지면서 내가 제대로 찾아온 것이 맞나 헷갈릴 때즈음 서점이 위치한 level 3에 도착하게 된다.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그 '아늑한' 느낌의 서점 공간이 짠! 하고 등장한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나를 반겼다. 카테고리별로 잘 정돈된 서점 내부를 한 번 둘러보다가 관심이 가는 섹션에서 발길을 멈췄다. 그중 한 곳은 바로 그림책 섹션. 출입문 옆에 자리한 작은 섹션에는 귀여운 그림책들이 나란히 디스플레이되어 있다. 이번 여행의 콘셉트를 서점투어로 잡았지만 영어책에 익숙하지 않은 내가 과연 책을 사 올까?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생각을 단번에 없애준 곳이 여기였다. 동화책 한 권을 보자마자 '이건 사야 해!'라며 계산을 했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금도 매우 잘 샀다고 생각하는 책이 바로 이 동화책이다. 너무나도 내 취향!
멜버른 서점 투어 2 & 3) Hill of Content & The Paperback Books
Hill of Content에서 10걸음 정도만 걸으면 도착할 수 있는 The paperback books. 그래서 두 곳을 한 번에 가기로 했다. 먼저 향한 곳은 Hill of Content 서점. 문을 열고 들어가면 벽돌색 카펫에 목조 책장으로 이루어진 아늑한 느낌의 서점 내부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2층도 오픈되어 있어 올라가 보았는데, 2층으로 향하는 계단에는 독특한 디자인의 에코백들이 나란히 나란히 걸려있었다. 에코백들을 구경하며 올라가 보니 1층만큼 넓은 공간이 나를 반겼다. 2층에서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여행서적과 일러스트 서적들. 해외에 오면 갑자기 애국심이 생긴다고, 멜버른 서점에 우리나라 여행책이 과연 있을까 하는 호기심에 여행책 섹션을 매의 눈으로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발견한 론리플래닛의 Korea 여행책! 괜히 한 번 어떤 곳들이 담겨 있는지 살펴본다.
이곳에서 또 하나 나의 눈길을 끈 것은 서점을 방문하는 사람들과 직원 분들의 연령대였다. 아무래도 2층보다는 1층에 손님들이 더 있었는데, 내가 갔을 때만 그런 건지 서점을 관리하시는 직원 분들 뿐만 아니라 방문하는 손님들도 모두 백발이 완연한 분들이었다. 동네의 특성인지 아니면 시간대가 그런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런 모습이 나는 뭔가 더 좋아 보였다.
Hill of Content를 나와서 바로 향한 곳은 The Paperback Books. 1960년대에 문을 열었다는 이 서점은 힙한 외관이 먼저 눈길을 끈다. 첫 번째로 놀란 것은 생각보다 좁은 내부. 그렇지만 그 좁은 공간 안에 책장이 세세하게 자리 잡고 있고, 책장 안에 책들이 가득 꽂혀있다. 두 번째로 놀란 것은 책들이 카테고리별로 매우 잘 정리되어 있다는 것. 좁은 공간의 경우 잘못하면 너무 부산스러워 보일 수 있는데 이곳은 너무나 잘 정리가 되어 있었다. 마지막으로 오래된 역사를 가진 곳이라 그런지 서점을 방문하는 손님과 굉장히 친근하게 대화를 주고받는 서점 주인의 모습. 너무 친근하게 대화를 하는 모습에 작은 이방인인 나는 살짝 놀랄 정도였다. 크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인상 깊었던 The Paperback Books.
(참고로 여기에도 여행책 섹션이 있었는데 한국소개 책은 아쉽지만 없었다. 흑흑. 대신 new release 코너에 우리나라 작가님의 책이 자리하고 있었다. 괜히 흐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