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금 거북이 Sep 01. 2022

나의 점심을 책임졌던 건

식빵과 땅콩잼

20대... 누군가는 돌아가고 싶은 나이라고 한다.

나는 어떻게 보냈는지 모를 만큼 바빴던 것 같다.


돈에 대한 소중함은 돈이 없어봐야 알 수 있다.

그래도 다행인 부분은 20대에 사기를 당해봤기 때문에 지금은 크게 당하지 않고 있다.


어떻게든 빚을 갚고자 나는 회사를 다녔다.

한 두 달이 지나자 신입사원 이미지는 끝나가기 시작했다.


점심을 같이 먹는 시간은 즐겁지만, 문제는 지갑 사정이었다.

특히 내가 근무했던 서울 중구 지역은 명동이 가까운만큼 물가가 비쌌다.


그래서 나는 점심을 따로 먹기 시작했다.

아예 안 먹고 버틸 작전을 썼지만, 그러면 오히려 저녁까지 버티기 힘들었고, 일에 집중도 못하게 되었다.


가까이에 있는 대형 마트에 갔다.

거기에서 대용량 식빵과 땅콩잼을 구입했다.


점심마다 식빵 하나에 땅콩잼을 발랐다.

그리고 그걸 먹었다.


다행스럽게도 근처에 공원이 있었기 때문에 먹을 수 있는 점심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때로는 옥상에 올라가서 땅콩잼 바른 식빵을 먹을 수 있었다.


토스트 식빵 3,000원은 2주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식이 되었다.

1kg에 1만 원 정도 되는 스키피 땅콩잼 하나면 두 달은 먹을 수 있었다.


지금은 햄버거도 잘 먹지 않는다.

편의점에 들를 때 보이는 샌드위치를 볼 때마다 예전 일들이 생각난다.


악착같이 살아왔던 내 20대.

그날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는 거겠지.

 

작가의 이전글 보드 좀 탈 줄 알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