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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준호 Dec 14. 2019

[포드V페라리] 영화 속 생각

질주, 무겁지 않은 숭고함


"질주하는 자의 삶에는 모든 것이 비친다.

RPM7000, 주변은 고요해지고

극한으로 향한다. 레이싱 속 표식들은 

또렷해지며 힘의 박동은 

나에게로 귀결된다. 나는 누구인가?"


힘의 역동성이

영화 자체에서 느껴진다.

극한으로 벌이는

레이싱의 사투에서,

퍼펙트 랩에 다가가는 레이서의

생의 의지에서,

모든 고난을 돌파해버리는

삶의 가속에서 느껴진다.


레이싱이라는 소재만으로도 관객이

영화를 긴박감 속에 즐기기 충분하지만,

극한으로 삶을 밀어붙이는 인물들에게 

녹아있는 힘의 역동성이 

영화의 백미이다.


질주하려는 자들이여 이 영화를 보라!






규정


성미 고약한 주인공 켄 마일스(크리스찬 베일).

자신의 성격 탓에 손해 보는 일 투성이다.

밥벌이를 잃고,

직장도 못 구하고,

사람들에게 외면당한다.


완벽한 질주를 추구하는 그에게

레이싱 규정은

차량 트렁크 사이즈를 들먹이며

달리지 못하게 한다.

켄(크리스찬 베일)은 망치로 두들겨

트렁크를 넓혀버린다.

그의 괴팍함은 사람들을

그에게서 등 돌리게 한다.


오직 그의 질주 본능을 알아봐 주는 이는

캐롤 셸비(맷 데이먼).

극단을 향할 줄 알기에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그들은

르망 24에서도

브레이크 규정을 들먹이는 이에게

엿을 먹이고

그들은 달린다.





반대자


엔초 페라리를 이기려는 헨리 포드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속에

주인공들을 시험에 들게 한다.

포드의 오른팔 레오 비브는

자신의 권력욕에

물주 포드에게 간사함을 속삭이고

질주하려는 자는 멈추게 된다.






퍼펙트 랩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붙이는 자에게는

남들이 볼 수 없는 퍼펙트 랩,

레이싱 코스를 완벽하게 질주하는 이상(理想)이,

보이고 존재한다.

그는 그곳에 도달하려

자신의 모든 것을 산화시킨다.





돕는 자


셸비(맷 데이먼)는 질주 본능에서 잠시 멈춰,

현실과의 진동 속에 있었다. 하지만

켄(크리스찬 베일)을 달릴 수 있게 도우며

레이싱과 삶에서 질주하려는 자신의

본성을 찾아간다.






마침내 주인공 켄(크리스찬 베일)은

완벽한 주행을 보이고

자신이 추구한 바를 달성했기에

'행복하다'를 외치지만

세속의 영광은 그의 것이 아니었다.

그의 가속은 질주하려는 힘 자체였지

다른 무엇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총평


영화의 내용은 전혀 무겁지 않다.

레이싱의 역동감만으로도 즐거운 영화다.

그러면서도 질주하는 삶을 살았던 실화 속

주인공들의 대화에서 그들의 치열함이 느껴진다.


레이싱카는 질주하려면 가벼워져야 한다.

RPM7000, 목숨을 건 레이싱 속에

주인공들이 레이싱이었고

레이싱이 주인공들이었다.

그들의 삶은 무거움을 떨치며

질주하였고 숭고해졌다.


달려라, 질주해라,

힘의 역동성을 느껴라!

영광은 부차적인 것이다.


켄 마일스의 삶에 존경을 표한다.




PS. 차는 포드 머스탱이 아닌 엔초 페라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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