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를 뚫는 고통

by 스돕

아이 둘을 제왕절개로 낳은 것 말고는 처음 하는 입원이었다. 그 큰 병원의 병실마다 가지각색의 이유로 입원한 사람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세상에나 아픈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구나. 입원 이튿날은 정확한 병명을 위해 골수검사가 예정되어 있었다.


입원 당일, 병실이라는 공간이 낯설기도 했지만, 바로 다음날 골수검사를 해야 한다는 사실에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다. 작은 주삿바늘에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겁쟁이인 데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골수 검사 후기는 정말 몸이 떨릴 정도로 무시무시했다.


다음날 아침, 드디어 제발 오지 않기를 바라던 시간이 찾아왔고 난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체념에 가까운 마음으로 뒷일을 기다리고 있었다. 골수검사를 위해 간호사 몇 명이 나를 데리러 왔다. 옆에 딸려온 이동식 침대를 보니 기분이 묘했다. 난 지금 멀쩡히 걸어갈 수 있는데.. 역시 골수검사 후에는 도저히 걸을 상태가 안 되는 거구나.


처치실로 이동해 엎드려 누운 뒤 곧 의사로 보이는 사람이 왔다. 의사는 내 엉덩이 뼈를 이리저리 만져 보다가 손톱으로 꾹 눌러보기를 몇 차례, 드디어 펜으로 표시를 했다. 그 짧은 시간 난 쉴 새 없이 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아이들과 함께 커플로 맞춘 반지를 굴리고 굴리며 아이들 이름을 읇조리고 있었다.


그 순간 나를 잡아준 건 아이들이었다. 내가 중병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을 때 가장 걱정된 건 바로 아이들이었고 엄마가 없는 아이들의 미래를 상상하는 게 가장 괴로웠다. 얼마나 지났을까? 다시 평화의 순간이 찾아왔다.


그날 내 옆에서 이 모든 걸 지켜보고 있던 한 간호사는 유난히 벌벌 떨며 아이 이름을 부르고 또 부르고 또르르 눈물까지 흘리는 날 보고,

“님, 오늘 처음 만났는데 벌써 엄청 친해진 느낌이 들어요. 별거 별거 다 봐서 그런가? 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나도 눈물을 닦으며 멋쩍게 웃었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에잇 어젯밤엔 쓸데없이 너무 걱정했네. 끝나고 나니 별거 아니구먼. 무지 아프긴 했다. 하지만 후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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