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HL그룹
소개
오늘 다뤄 볼 기업은 HL그룹으로 전에는 한라그룹으로 불린 기업이다. 아무래도 B2B기업이다 보니 모르는 독자들이 많을 텐데 대표적인 계열사로는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 만도가 있다. 예전에 위니아, 딤채 같은 가전도 생산했던 브랜드인데 가전부문은 대유그룹에 매각되어 올해 자금난으로 부도가 났다. 우선 연혁에 대해 조금 언급하고 넘어가겠다.
HL은 우리나라 대기업 중에 몇 안 되는 부품 전문기업이라고 보면 되는데 뿌리는 현대가이다. 정주영 회장의 동생 정인영 창업주가 1962년 현대양행을 설립하면서 시작되었는데 이름처럼 무역업을 영위하는 회사였다. 그러다 냄비, 스푼등을 양식기를 생산하는 안양공장을 만들었고 69년부터 자동차부품을 생산하였다.
이후 중장비, 플랜트 등으로 기계공업 전문기업으로 성장하였고 조선업까지 진출하였다. 후에 시멘트를 취급하는 한라시멘트로 캐시카우를 확보하였다. 이 와중에 현대양행은 군사정부 입김으로 대우그룹에 인수되어 한국중공업으로 바뀌었다가 사업권 박탈로 다시 국가에 헌납되어 나중에 두산이 인수하게 된다. 이때 넘기지 않고 남은 부분이 만도기계이다.
한라그룹은 IMF고비를 못 넘기고 그룹이 와해될 지경에 놓이는데 2000년대 중반 이후 조금씩 정상화하여 자동차부품 위주의 슬림화된 중견기업이 되었다. 건설과 물류 계열사가 있기는 하지만 예전처럼 팔색조의 사업을 가진 대기업 모습은 사라진 상태이다.
근황
2022년 그룹명을 HL로 바꾸고 IMF이후 계속된 정상화 과정이 어느 정도 끝났다고 보인다. 부채비율도 2021년 기준 121%대로 내려왔다(출처: 더벨, 2022.09.30, https://www.thebell.co.kr/free/content/ArticleView.asp?key=202209281440452440101140&lcode=00). 한신평의 2023년 6월 평가자료를 보면 2021년 그룹합산 부채비율이 236.9%로 나와있다. 2022년은 224.2%였다. 어떤 자료가 맞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부채비율이 꾸준히 내려오고 있는 것은 맞다. 다만 건설부문이 아직도 200~300%대(한신평 보고서기준 23년 3월 기준 309%)를 오가는 것은 걱정되는 부분이다.
주요 사업들을 보면 2022년 기준 HL홀딩스가 영업이익 850억, HL만도가 2,480억 수준이다. 재계 20위 아래의 대기업들은 보통 1개의 확실한 캐시카우 사업에 의존하는데 HL도 그런 모양새이다. 큰 욕심만 내지 않는다면 이 정도로도 안정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HL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부품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데 글로벌 100대 부품사 순위로 보면 HL만도가 46위에 올라있다(출처: 대한경제, 2023.06.27, https://m.dnews.co.kr/m_home/view.jsp?idxno=202306271138081040338).
이제 막 그룹이 정상화궤도에 진입했다는 걸 생각하면 낮지 않은 순위이다. 삼성SDI가 20조 원대 매출로 16위를 차지한 걸 생각하면 HL만도가 자신과 비슷한 덩치의 회사를 한 곳만 인수한다고 해도 바로 10위권 대가 가능하다. 아쉬운 건 현대, 삼성과 달리 자기가 벌어서 자기가 투자해야 하는 처지라는 점이다. 딱히 도와줄만한 계열사가 없다.
매출에서도 국내보다 해외비중이 53.6%로 더 높다(출처: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2023.11.06, https://www.consumer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91863). 이점은 매우 고무적인 것으로 범현대가지만 현대자동차에 의존하지 않고 글로벌 부품회사로 성장할 기반을 충분히 갖춘 것으로 판단된다. 자료에 따르면 23년 현대차 매출의존도는 49%라고 한다(출처: 서울경제, 2023.08.11, https://www.sedaily.com/NewsView/29TD6FFPVF).
진단
문제점 및 과제
앞에서 말한 중견기업들의 강점이자 약점인 특정 사업의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관건인데 이미 그룹에서도 그 문제를 인식한 것인지 사업다각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런 것을 할 때는 여기저기 찔러서는 안 되고 큰 청사진을 그리고 그 로드맵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엔젤투자할때 스타트업에 조금씩 투자하는 것과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는 건 좀 다른 얘기이다. 가능성 있는 곳에 그냥 투자하는 게 아니라 그룹의 큰 청사진을 그려놓고 거기에 필요한 다리를 놓는데 돈을 투자해야 한다. 다리가 없으면 부교라도 놓아서 넘어가야 한다. 청사진이 없으면 이렇게 할 수가 없다. 미래에 대한 확신 없이 뭘 할 수 있겠는가.
애플이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로 나아가는 것은 미래의 청사진 아래 움직이는 것이다. 현대그룹의 정주영 회장도 현대그룹을 설계할 때 (건설+건설장비), (자동차+부품), (조선+철강+해운+보험)으로 시너지를 내는 로드맵을 그렸을 것이다. HL도 마찬가지 큰 청사진과 로드맵이 있어야 한다. 사세가 작다 보니 한계는 있겠지만 이 정도 위치에서 급성장한 사례도 얼마든지 존재한다.
지금 HL그룹의 전체구조는 지주, 모빌리티, 건설로 나누어져 있다. 하나씩 보면 지주회사인 HL홀딩스는 지주회사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자동차 부품 유통/물류, 냉장물류 같은 자체사업을 하고 있다. 계열사에 물류기업이 따로 있는데 자체 수익 때문인지 지주사에도 물류, 유통이 붙어있다.
지주회사를 하나의 사업부로 따로 나누는 곳도 거의 처음 본 것 같다. 이렇게 되면 사업별로 성과를 측정하기가 쉽지 않고 수익성이 희석되어 버린다. 지주회사는 지분법 손익이나 로열티수익등 영업 외 이익도 있기 때문에 사업성과가 희석될 여지도 있다(물론 억지로 구분해서 보려고 하면 볼 수 있다).
한화도 지주회사격인 (주)한화가 자체사업을 하고 있는데 지주회사로 넘어가기 위한 중간단계인 것으로 추측된다. 일단 한화의 경우 금산분리문제 때문에 지배구조에 대한 고민이 있다. 그룹이 큰 만큼 워낙 복잡한 사업구조, 지분구조라 동일비교는 힘들다.
내가 HL의 사업구조를 구분한다면 유통/물류, 부품/솔루션, 건설/인프라 로 할 것 같다. 사업부를 나눌 때는 이익도 균형이 맞아야 하는데 한쪽 사업부만 너무 큰 이익이 난다면 그건 사업을 잘못 나눈 것이다. 주력인 부품 분야에 순이익이 몰리긴 하는데 건설부문도 영업이익이 526억(2022년)인 것을 보면 3개 부문의 이익은 각자 사업을 이어가는데 충분한 수준이다.
지주회사는 전체 지분을 관리하면서 미래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지주회사를 가장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곳은 LG그룹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지주회사를 설립하기도 했고 우리나라 특유의 그 복잡한 순환출자를 해결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 덕분에 나중에 GS그룹, LX그룹이 성공적으로 분사했고 IMF이후 지속된 외국자본의 경영권 공격도 성공적으로 막아냈다.
여러 대기업들을 분석해 봤을 때 통상 4개의 사업부로 나눠볼 수 있는데 그룹의 순이익을 이끄는 1개의 주력사업, 무난한 수익을 내는 1개의 중간사업, 장기적으로 실적이 좋지 못한 1개의 미약 사업, 향후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1개의 신규사업이 그것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주력에 모바일을 중간사업으로 키워냈고 가전이 미약 사업이고 전장사업이 신규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HL의 경우 자동차 부품이 주력이고 유통이 중간사업 건설이 미약 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 신규사업이 없는 셈인데 지주회사에서 향후 유망사업에 투자를 하고 있다. 2차 전지 분리막, 친환경 용기, 반도체 소모품 등에 투자하고 있다는데 문제는 부품사업에 지나치게 쏠려있는 사업구조이다. 지금 사업들은 나름대로 수익을 내고 있으므로 크게 정리할만한 상황은 아니다. 다만 건설분야가 좀 걸리는데 예전에 시멘트, 조선등 중공업을 가지고 있던 시절에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크게 시너지가 보이지 않는다.
HL 디앤아이한라의 시공능력 순위는 31위로 낮은 순위는 아니다. 한신공영(27위), 신세계건설(32위), 두산건설(35위)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건설경기가 내리막을 탄지 오래고 특히 중견기업들은 건설 쪽이 무너지면서 위기로 빠지는 경우가 있어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 동부, 두산 등이 대표적이다. 건설은 아무래도 빚을 내서 사업을 할 수밖에 없고 경기를 많이 타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다. 물론 경기가 좋을 때는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이기도 하지만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회사들은 많지 않다. 우리나라 같은 다이내믹한 시장에서 건설회사의 흥망성쇠는 그야말로 무림 강호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최근에는 80년대 중소 건설업체였던 곳들이 탄탄한 재무기반을 가지고 대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중흥건설, 호반건설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면에서 HL은 빨리 성장모멘텀을 찾지 않으면 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아예 건설만 하는 기업이라면 그룹의 모든 역량이 어차피 건설에 투자되니 상관없지만 HL처럼 건설이 주력사업이 아닌 경우 무관심한 사이에 위기가 올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건설사업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룹의 오래된 사업을 정리하는 것은 물론 아픈 일이지만 리스크에 비해 얻는 것이 많지 않다고 본다. 현재 HL디앤아이한라의 영업이익은 2020년 898억에서 2023년 210억으로 4년 연속 감소하였다. 건설부문에서 벽지, 에너지등에 투자해 비건설부문 매출을 증가시키려고 노력한다는 기사가 있는데(출처: 더벨, 2023.10.27, https://www.thebell.co.kr/free/content/ArticleView.asp?key=202310261706470320101096&lcode=00) 건설업도 안정권이 아닌데 비건설업에 투자할 이유가 있나 싶다. 이럴 거면 차라리 별도의 사업부에서 추진하는 게 나은 게 아닌가 생각도 든다.
이 투자가 재무적 투자인지 전략적 투자인지도 불분명하다. 벽지, 에너지 분야는 어느 정도 건설과 연결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룹이 이제 막 안정화에 접어들었다는 점, 현재 지배적인 건설물량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지금은 오히려 내실을 기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차라리 건설을 매각하고 리스크를 덜은 다음 여기서 나온 재원으로 보다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확보하는 것이 낫지 않나 생각한다.
사업다각화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완전히 다른 분야에 진출해 그룹전체의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과 비슷한 사업분야에 진출해 시너지를 높이는 방법이다.
해법
HL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HL은 그룹규모가 작기 때문에 우선은 시너지를 높이는 방식으로 사업규모를 확장해야 한다. 부품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연관된 전후방사업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부품사업은 소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가장 많이 소모되는 소재를 직접 생산하는 걸 고려해 보면 어떨까 한다.
어차피 앞으로는 전장사업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본다면 전선과 구리, 특수강, 탄소섬유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LS전선의 경우 전선을 생산하면서 LS니코동제련을 통해 구리생산을 겸하고 있다. 물론 이 정도의 시너지를 지금 확보할 수는 없겠지만 하나의 모델로 삼을 수 있다. 소재분야는 아무래도 공장이 필요하다 보니 대규모 자본투자가 필요하다. 그래도 호반그룹이 대한전선을 2518억에 인수한 것을 생각하면 아주 못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이런 회사가 하나 있으면 회사가 일신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그룹 내 B2C사업이 부족하니 이 부분을 보강해 보는 것도 고려할만한데 물론 아직 그룹이 적극적인 인수합병에 나설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미래를 본다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B2C에도 나설만하다. 이건 아주 개인적인 아이디어인데 자동차 수리에 관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면 어떨까 싶다. 이미 스피드메이트, 티스테이션등 대기업계열 회사들이 있지만 이 회사들의 그룹사 시너지는 높지 않다. 게다가 최근 여러 보도(정비 속임수 관련)에 의해 신뢰도도 많이 낮아진 상태이다.
이 상황에서 부품전문기업이 사업에 뛰어든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자동차정비도 사실 굉장히 보수적인 산업분야라고 생각한다. 기술자들이 도제식으로 많이 해오던 분야라 그렇다. 개인사업체가 많아서 그런 것도 있다. 업체마다 수리비도 제각각, 신뢰도 아무 담보가 안된다. 그런데 사실 이런 분야가 프랜차이즈가 필요한 곳이다.
품질의 균일화가 안되고 전체적인 서비스 품질이 낮은 데다 소비자 환경이 낙후되어 있고 소비자의 의식 수준은 높아졌는데 업체들이 그걸 못 따라오는 그런 산업분야가 프랜차이즈로 성공할 수 있는 분야다. 대표적인 사례가 파리바게트이다. 동네빵집이 성행하던 시절 빵의 품질은 제각각이고 표준화는 꿈도 못 꿨고 재료나 유통기한을 믿을 수도 없었다. 그래도 장사가 되었던 것은 일부 유명빵집을 제외하고 대체로 저수준의 빵을 팔고 있었고 소비자들의 빵에 대한 의식도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빵소비가 많아지고 외국과 교류로 빵에 대한 지식과 소비 수준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동네 빵집은 하던 대로 영업을 했다. 여기서 등장한 게 파리바게트이다. 파리바게트는 합리적인 가격에 적당한 품질(그 당시로는 높은 품질)을 보여줬고 어느 곳을 가나 균일한 맛을 보장했다. 좋은 빵을 맛보기 힘든 지방에서는 대환영이었다. 이렇게 빵시장을 평정하면서 삼립등 대량생산 빵으로 무너져가던 SPC가 기사회생하는 계기가 되었다. SPC 사례는 만도에서도 참고할만하다. SPC가 빵반죽과 유통사업을 겸하고 있는 것처럼 부품사업을 하고있는 만도가 정비프랜차이즈를 하게 된다면 전방, 후방이 안정적으로 구축되는 것이다.
다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기존 프랜차이즈들을 어떻게 뚫고 들어가느냐이다. 내가 볼 땐 이미 기존업체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는 무척 낮아진 상태라고 본다. 전문지식이 필요하고 소비자가 직접 안을 볼 수 없는 자동차 정비의 특성상 더 그렇다. 이 신뢰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가 후발주자로서 성공할 수 있는 포인트라고 본다.
몇 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해 보면 일단 전체를 직영으로 운영해 품질, 서비스 수준을 균일하고 상향평준화해야 한다. 나는 우리나라 커피숍 프랜차이즈가 스타벅스를 못 따라가는 이유가 바로 직영점 부족이라고 보는데 예전에 한창 인기 있던 카페배네를 생각해 보면 어느 정도 답이 나온다. 우후죽순 생기는 가맹점으로 브랜드 가치와 서비스 균일화가 무너지다 보니 동네 커피숍과 전혀 차이점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들의 신뢰도, 충성도가 떨어지면서 망하는 브랜드가 되었다.
기존 정비 메이커들을 치고 들어가려면 이점을 극복해야 한다. 전체를 직영점으로 운영해서 신뢰도를 높이고 모든 직원과 서비스에 대해 본사가 책임지도록해야한다. 정비시장의 가장 큰 문제가 신뢰인데 확실한 신뢰만 얻는다면 약간 가격이 높더라도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즉 정비업계의 스타벅스가 되란 얘기이다. 물론 B2C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고 특히나 서비스업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한 기업문화에서 이는 쉽지 않다. 이럴 때는 전문경영인을 외부에서 수혈해서라도 확실하게 극복할 필요가 있다.
독일 수입차의 정비서비스를 받아본 일이 있었는데 무상기간만 지나면 높은 정비비를 지급해야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도 무상기간 동안은 너무 좋은 서비스에 감동받을 수밖에 없었다. 일단 개인업체가 아니라 회사에서 해주니 정비에 신뢰가 가고 정비를 받는 동안 고급서비스를 받으며 기다릴 수 있다. 정기 검사가 아니라 어느 때 가도 마찬가지이다. 고객이 대기할 수 있는 별도의 고급스러운 장소가 있는데 들어가면 카페처럼 되어있다. 손님이 1명일 때도 있는데 그래도 1명의 서버가 항상 대기하고 있다가 안내해 준다. 음료도 무상이고 벽면에는 각종 소모품이나 기념품등이 전시되어 있다.
카페뿐만 아니라 옆에는 칸별로 마련된 개인공간이 있고 대형안마의자들도 제공된다. 솔직히 정비할 게 없어도 가고 싶은 공간이었다. 카운터의 직원뿐만 아니라 정비사들도 매우 친절했다. 요구하지 않아도 정비내역을 문서화해서 제공했고 이번에 고친 부분을 자세히 알려주었다. 이런 건 직영이 아니면 관리가 어렵다. 직원들에 대한 교육, 각종 서비스에 대한 점검과 관리가 다 필요하다.
다른 정비업체와는 차원이 다른 이런 정도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가격은 조금 높게 받는다면 사람들은 크게 불만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확실한 정비에 대한 신뢰와 고객으로서 제대로 대접받았다는 느낌이다. 정비업계의 신뢰부족을 치고 들어간다면 분명 승산이 있다고 본다.
전망
범현대가로 출발한 전통이 있는 기업이기에 저력은 있다고 생각된다. 정상화의 단계를 지나 앞으로는 성장의 단계로 진입할 텐데 많은 중견기업이 범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
기업들은 어느 정도 안정궤도에 들어섰다고 생각하면 섣불리 몸집 키우기를 한다. 금호나 STX 같은 기업들이 그랬다. HL그룹도 과거의 영광이 있기 때문에 빨리 그 시절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무리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래선 안된다. 철저하게 내실을 쌓아 낮은 부채율로 사업을 공고히 하다 보면 분명히 기회가 온다. 호반이나 중흥 같은 기업들이 건설업을 하면서도 매우 낮은 부채율로 큰 기업을 인수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사실을 보면 알 수 있다.
HL그룹도 벤치마킹할 기업을 잘 정해서 안정적인 성장을 구가해야 한다고 본다. 그것은 꼭 같은 업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고 다른 분야라고 할지라도 비슷한 성격의 업체들이 어떻게 성공하고 덩치를 키워갔는지 연구해 보면 배울 것이 많을 것이다. 어차피 1,2등 정도만 살아남는 게 앞으로 시장이다. 자동차 부품시장에서 최소 10위권내에 들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HL그룹도 살아남을 수 있다. 과연 그렇게 할 수 있는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