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면서도 사랑을 지키고 싶은 마음으로
사랑을 시작해보려 한다.
무해한 그 사람과.
그와 이야기하고 웃고,
같은 풍경을 바라보는 매 순간이
기적 같고, 축복처럼 느껴졌다.
그의 존재가 내 삶에 들어온 것만으로도
나는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나를 느꼈다.
우리는 서로에게 사랑의 정의가 되었다.
서툴지만 진심인 말들, 나를 바라보는 눈빛.
모든 것이 새롭고 아름다웠다.
그런데… 나는 점점 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처음 해보는 사랑.
그에게 받은 마음만큼,
나는 스스로에게
‘이걸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이 행복이 끝나버리면 어떻게 하지?’
라는 질문을 쌓아갔다.
밝고 단단해 보이는 나의 모습만을
그가 사랑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어두운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약한 내가 그를 떠나게 할까 봐,
나조차 나를 숨기고, 속이고 있었다.
그런 마음이 우울이 되었다.
잔잔하던 그의 마음에
자꾸만 돌멩이를 던지며
파문을 만들었다.
내가 괜찮지 않은 사람처럼 느껴졌다.
나 스스로가
점점 깊은 우물 속으로 빠져드는 기분.
나는 그를 안아주고 싶었다.
그도 여리고 외로운 사람이니까.
하지만 물리적으로 곁에 있을 수 없는 지금,
나는 오히려 그를
더 외롭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내가 그를 떠나는 게 맞는 걸까.”
“그에게 내가 짐이 되고 있는 걸까.”
힘들면 가장 먼저 버리고 싶은 게 사랑이었다.
가장 쉽게 포기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매번, 마음속에서만 되뇌었다.
“우리 그냥 그만할까?”
물론, 그 말이 얼마나 큰 상처가 될지 알기에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말이 입안에 맴돌 때마다
내가 이 사랑을 감당할 준비가 안 된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래도…
나는 지금 사랑하고 있다.
불안한 마음을 안고서라도
어떻게든 이 사랑을 지키고 싶은 마음도
분명히 존재한다.
나는 지금, 사랑이라는 감정 앞에서
가장 솔직한 나로 서 있다.
흔들리면서도
정직하게, 끝까지 마주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