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불안증이라는 판정을 받고
약을 먹고 있는 중이다.
만성 불안증
일어나지도 않는 일을 미리 걱정하며 불안해 떨고
그 불안함이 꿈으로 이어져 잠결에도
소리를 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럴 때마다 괜찮다며 내 손을 꼭 잡아 주는 준이 아빠.
준이 아빠는 가끔 새벽 일찍이 나갈 때면
자고 있는 안젤라와 라파엘을 깨워 번갈아가며 내 곁에
데려다주고 가며 나를 안심시켜 준다.
그러곤 또다시 나의 꿈속 외침이 이어지기라도 하면
안젤라와 라파엘은 '엄마 괜찮아요' 하며
나를 토닥여주며 잔다.
그럼 난 꿈이었구나 하고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이내
스르륵 잠이 든다.
이처럼 만성 불안증을 이겨내는 약은 우리 가족의
따뜻한 온기를 품은 손끝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싶은데
난 여전히 저녁 약에 의존하며 잠을 청하고 있다.
먹고 살기 편해서 그런다고 편한 병이라고 단정 지으며
오히려 나를 질투하는 이도 있지만
하루에도 별일 아닌 일에 아니, 별일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몇 번씩이고 요동치는 심장을 느끼는 나로서는 그대들이 쉽게
얘기하는 먹고 살기 편한 병이 아님을 아는지.
내 정신을 부여잡고 그저 이렇게라도 살아 있음을
감사 기도드리는 오늘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