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같은 나이지만 학교를 일찍 들어갔으니 그냥 언니라고 부르는 이가 있다
난 동갑내기 친구나 동생보다는 언니란 단어가 참 좋기 때문이다
언니와 난 초등학생 아이 둘 키우는 거 말고는 평범한 주부라는 거 외에
맞는 게 없다
아.
하나 있다면 언니와 난 시댁 식구보다는 친정식구들에 대한 흉을 본다.
친정식구들 얘기만 나오면 서로가 핏대를 세우고 가려운 등은 긁어 주고
덧 난 마음의 상처에는 연고를 발라 주기도하며 위로를 주고 받는다
그러곤 생각과 사는 방식이 나와 정 반대인 언니
언니는 하루가 멀다 하고 전화를 걸어와
매일 같이 일어나는 일이 언니에게 너무 힘듦을 안겨 준다며
짜증 가득한 목소리로 한탄을 한다
그 일이 내게는 참 별일 아닌 작은 일이지만.
그런다고 언니에게 별다른 위로가 필요치 않다
그저
'정말? 그 애 엄마가 그랬어요?'
'그러게요.. 요즘 애들 키우기 너무 힘들어요'
'아니 애들 아빠는 언니한테 또 왜 그렇게 짜증을 내셨데'
'언니 엄마도 혼자 계셔니 많이 외로움 타셔서 언니한테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셨나봐요'
'언니 별일 아니에요. 언니가 좋아하는 초콜릿 하나 먹고 드라마 봐요'
그랬다
자기 자신을 참 많이 사랑하는 언니
내가 행복해야 가족이 편한 거라며 자신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는
언니를 보며 처음엔 이해가 안 될 때도 있었지만
5년을 알고 지낸 지금은 그저 언니는 긍정소녀라는 나의 말에
너만 그런다며 살짝 입술을 삐죽이지만 이내 활짝 웃음을 보이는
어쩌면 참 단순한 언니를 보며 내가 더 위로를 받고 있는 건 아니지 싶다
나도 언니의 웃음을 언니의 생각을 조금씩 배워 가는 듯하다
내가 먼저 전화하는 일이 없어도 언제나 나를 찾아 주는 언니
그래서 언니와의 만남은 언제나 편하다
오늘도 수다 한판 늘어놓은 듯한데 언니의 항상 마지막 인사는
우리 만나서 얘기하자로 약속시간을 정하고 끊는다
단순하게 산다는 건
나를 사랑한다는 건
비로소 내 마음이 가는 대로 움직이는 게 아닌가 싶다
오늘은 내가 먼저 언니에게 전화 걸어서 차 한잔하자고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