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친구가 4명을 초대해 단톡방으로 안부를 물어 왔다.
한 달에 한 번, 반년에 한 번, 1년에 한 번 정기적인 만남을 이어오다 결국엔
아이를 키우며 서로 바쁘다는 핑계로 자연스레 연락이 끊겼다.
5년 만에 연락이었지만 썩 달갑지는 않다.
핸드폰 번호도 다 삭제해버린 친구들이었다.
도움을 주었던 그녀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완벽히 거절했던 H
매번 약속시간을 훌쩍 넘어 나오거나
당일에 약속을 취소해버리는 S
상대방의 질문엔 그날의 기분에 따라 답을 해서
참 알쏭달쏭하고 마음이 차가웠던 Y
5년 전. 난 더 이상 이 모임에 나가지 않겠다 다짐했다.
연락을 해온 친구는 도움을 요청했던 내게 네가
알아서 할 일이지라고 사람 참 무안하게 만들었던 H였다.
적당한 이모티콘을 보내 놓고 핸드폰을 내려 놓았다. 채팅방에서 대화를 하는 건 오로지 H와 S뿐이다.
서로 그간의 안부를 묻고 아이들의 근황을 살피고 신도시와 목동에 살고 있다는 그녀들은
Y와 나는 아직 '강북에 살지?' 라며 대꾸지 않는 우리를 그렇게 일컬었다.
뭐. 별 뜻은 없었겠지만
미운 털이 박혀 있던지라 강북이라는 단어에
괜히 심신이 뒤틀려 더 대꾸하기 싫어진다.
당장이라도 만나자며 시간을 잡아 보던 그녀들은 평일 오전이 좋다는 나와 주말만 시간이 된다며 간간이 대꾸하던 Y때문에 약속 시간에 대해서 더 이상 진전이 없자 그럼 시간 되는 사람들끼리 먼저 보라고 얘기했지만 여전히 대환화는 H와 S뿐이었고 그녀들은 다시 일상 얘기를 하다 대화는 거기서 끝이 났고 난 채팅방을 나왔다.
언제 시간 내서 밥 한번 먹먹자.
차 한잔 마시자.
놀러 가자는 이례적이고 상투적인 인사말 이젠 안 하기로 했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을 때만 쓰기로..
뿌린 대로 거둔다는 인과응보처럼 내가 의도했던 의도치 않았던 훗날 내 곁에 단 한 명의 친구도 남아 있지 않다면 그건 내가 만들어놓은 관계였을 테니 꼭 후회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