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않으면 돼
"엄마 제 쿠션은 제가 만들어볼게요"
응 그럼 여기 원단에 네가 생각하는
구름을 그려 볼래?
............
"엄마 저 망쳤어요"
괜찮아. 어차피 수성펜이라 물 뿌리면 지워져.
그러니까 그 위에 계속 덫 그려도 돼
"엄마 그림이 이상한 것 같지 않아요?"
아니. 구름이 올록볼록하니 너무 귀여운데?
이제 그 밑그림을 따라 오리면 돼.
"저 오리는 거 잘 못하는데요.
막 선 안쪽으로 오리고 삐뚤어지게 돼요."
괜찮아. 엄마도 가위질 잘 못해도
결국엔 완성해내잖아.
"엄마 저 망쳤어요.
구름이 이상하게 오려졌어요."
스멀스멀 화가 올라왔지만 꾹 눌러 본다.
00아 괜찮아.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엄마가 만든 가방들이 다 완성작 같지만 세세히 뜯어보면 아직도 미숙한 부분이 많아.
그래서 엄마는 아직도 노력 중이야.
그런데 00 이는 처음치고 직선에 곡선까지 완벽하게 박음질한 거 보면 이건 절대 망친 게 아니야.
정말 잘한 거야.
아이가 살짝 미소 짓더니 그제야 자신의 솜씨를 인정했나 보다.
"아빠 제가 이거 완성했어요."
우렁찬 목소리가 반갑다.
모든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출발선에서 똑같이 뛰기 시작해 도착지점에서 일등과 꼴찌는 가려지겠지만
포기하지 않겠다는 뚝심만 가진다면 결국엔 모두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승리자가 될 것이고
박수는 마지막에 들어오는 사람까지 받을 테니까.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다.
몽글몽글하니 소담스럽게 펼쳐진 구름들이 내게 희망찬 파문을 일으킨다.
그래. 조금만 더 버텨보자.
나는, 우리는 할 수 있다.